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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새 미드필더 한찬희 “오스마르, 박주영 상상 이상” [K리그야 잘 지내? ⑲]
김정용 기자 | 승인 2020.03.27 09:36

[풋볼리스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K리그가 무기한 연기됐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경기장에서 팬과 만나야 할 선수들이 훈련장에 틀어박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풋볼리스트’가 대신 K리그를 만나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봤다. 아, 정말 만났다는 건 아니고 원격 인터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 선수 등 K리그 구성원들은 다시 팬들과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다. <편집자 주>

화제를 모은 기성용과 이청용 영입은 무산됐지만, 서울은 ‘제2의 기성용’에 가장 가까운 미드필더를 영입했다. 23세 나이에 프로 5년차가 된 ‘베테랑 유망주’ 한찬희다.

전남드래곤즈에서 서울로 이적한 한찬희는 새 팀에 대한 적응을 거의 마쳤다. 더 큰 팀으로 이적하면서 자극도 많이 받았다. 기량 면에서 가장 뜻밖이었던 선수는 오스마르, 성격이 뜻밖이었던 선수는 박주영, 개그 센스가 가장 희한한 선수는 김주성이다. 개막이 미뤄진 만큼 새 동료들과 오랜 준비과정을 거치고 있는 한찬희와 서울 생활에 대한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 코로나19로 개막이 미뤄졌다. 팀 훈련과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나? 개막전에 맞춰 몸을 만들었는데 김이 새진 않았는지?

"전세계적으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다.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맞춰 나가는 수밖에 없다. 훈련은 정상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고 선수단 분위기는 매우 좋다. 호흡을 맞춰가고 전술을 맞춰가면서 잘 준비되고 있는 것 같다. 목표의식이 평소 시즌보다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모든 팀에 공평한 상황이다. 이 시간을 잘 써야 한다."

 

- 코로나19로 자유로운 활동이 힘든 상황인데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훈련 외 사생활은? 이럴 때 ‘방콕’ 생활을 덜 지루하게 이겨내는 팁이 있다면?

"지루한 면이 있긴 하다. 내 건강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축구 전체를 위해 조심해야 한다. 개인의 일탈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외식을 거의 못하게 되다 보니 요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됐다. 원래 관심이 좀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19 상황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고 재미와 매력도 많이 느꼈다. 맛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운동선수이다 보니 영양도 골고루 잘 챙겨야 되고 집에서 요리하는 것이지만 보기에도 좋은 음식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요즘엔 본방사수가 가능해졌다. 예전에는 팀 스케줄과 외출이 먼저고, TV 프로그램은 나중에 VOD로 봤다. 지금은 기다렸던 프로그램을 본방송으로 보는 맛이 쏠쏠하다. 역시 축구도 TV도 라이브가 최고인 것 같다."

 

- K리그 개막이 미뤄져 늦게 만나게 된 팬들에게 안부 인사를 한다면?

"많은 팬이 개막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선수들 역시 간절하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팬들의 응원과 감동적인 함성소리를 들으면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선수들 역시 지금 너무 허전하고 개막이 너무 그립다. 하루라도 빨리 팬들을 만나고 싶다. 분명 이번 코로나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도 있으실 것이고, 대부분 일상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모두들 건강하게 이겨내시면 좋겠다."

 

- 서울에 왔을 때 최 감독의 반응은? 또한 서울 동료 중 기억에 남는 반응을 보인 선수는?

"선수단이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서 아침식사를 할 때 합류했다. 감독님께서 식사 중이신데도 불구하고 무척 반갑게 맞아주셨던 기억이 난다. 무뚝뚝하실 줄 알았는데 편안하게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마음이 놓였던 것 같다.

처음 왔을 때 선수단에 친한 사람이 없었다. 더군다나 전지훈련 중이라 모두 몸도 힘든 상황이었고 그래서 선수단에 긴장감도 맴도는 시기였다. 그 때 (황)현수 형이 살갑게 팀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도 해주고 잘 챙겨줬다. 파이터형 수비수인데 그라운드 밖에서는 매우 부드럽고 다정한 남자였다. 룸메이트는 (차)오연이었는데 신인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별로 재미없는 친구였다. 시간이 좀 지나고 지금 보니 상당히 센스 있고 재치 있다."

 

- 최용수 감독이 그 동안 겪었던 감독들과 다른 점은?

"역시 최용수 감독님은 팀 장악력이다. 카리스마가 매우 뛰어나고 리더십이 매우 좋다. 밀당이라고 해야 하나? 완급 조절도 상당히 좋으신 분이다. 긴장감을 조성해야 될 때와 편하게 풀어줘야 될 때를 잘 컨트롤하시는 것 같다. 농담도 상당히 자주 하시고 무척 재미있으시다. 그래도 목표의식과 나태해지지 않도록 항상 긴장감을 가지게 만들어주신다."

 

- 함께 생활해보니 실력이 기대 이상인 서울 동료는?

"오스마르다. 원래 K리그의 수준급 선수, 뛰어난 선수인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팀에서 훈련하고 생활해보니 모든 면에서 정말 본받을만하다. 팀을 지탱하고 중심이 되어주는 힘이 대단하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안정적이다. 팀에 이런 선수가 있으면 숨통이 틔는 느낌이다. 시야도 넓고 패스도 좋다. 본받을 점이 너무 많다."

 

- 함께 생활해보니 성격이 상상 이상으로 4차원이거나 뜻밖인 서울 동료는?

"4차원은 단연 (김)주성이가 최상급이다. 예측할 수 없는 개그코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승규 형, 늘 즐겁고 주위를 항상 웃게 하는 선수다. 정말 쾌활하고 항상 하이텐션이다. 이번에 같이 이적해 와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승규 형은 처음부터 모든 선수들과 바로 친해지더라. 특유의 친화력이 대단한듯하다.

제일 뜻밖인 선수는 (박)주영이 형이었다. 무뚝뚝하고 조용히 집중하는 스타일일거라 생각하고 왔다. 그냥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퉁명스런 말투인데 항상 하이개그가 녹아있는 고급 유머들이다. 주영이형이랑 있으면 항상 모두가 엄청 웃게 된다. 다른 선수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려하고 이것저것 엄청 챙겨준다. 훈련장에서도 항상 제일 농담도 많이 하고 밝은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재미있게 지낼 수 있도록 앞장선다."

 

- 최근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많이 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더 가까웠던 기존 캐릭터와는 다르다. '후방에서 공을 배급할 것'이라는 이적 당시 전망과 딴판이다.

"개인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수비적인 부분이 조금 더 부족한 거 같다. 그래서 감독님이 최근에는 공격적인 역할을 테스트 해보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 우리 팀에는 중원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나를 비롯해서 각자 가진 장점과 특성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상대팀에 따라 감독님이 역할과 플레이를 주문하실 것이다. 개인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완해서 감독님께 많은 옵션을 드리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 감독님이 출전시킬만한 신뢰 가는 선수로 인정받고 싶다.

나의 플레이 성향과 장단점을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가 알고 계실 것이고 분석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줄 것이다. 최근 감독님이 공격적인 역할을 많이 주문하셨던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든지 변화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롤 모델인 선수가 있는지

"요즘 가장 인상 깊은 선수는 맨체스터시티의 케빈 더브라위너 선수다. 중앙미드필더라면 완벽에 가까운 선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이 없다. 마치 경기장 꼭대기 CCTV처럼 경기장 전체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볼을 지켜내고 상대 전술을 부수는 개인 기술도 뛰어나고, 단 한 번의 패스로 완전히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선수다. 맨체스터시티의 공격수들이 가진 대단한 파괴력 역시 더브라위너 선수가 있기 때문에 더 돋보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 2017년 나왔던 피파온라인3 특수능력치 5인방 중 ‘네버스탑 한찬희’였다. 이 오글거리는 광고는 흑역사인가 아니면 아무렇지도 않나?

"정말 지금 생각해도 오글거리긴 한다. 한국 축구를 구원하기 위해 축구의 신이 보낸 다섯 사도… ‘후덜덜’이다. 그런데 전혀 흑역사는 아니다. 기억에 남는 재미있었던 추억이고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런 기억이다. 대단한 선수들과 함께 이름을 올릴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피파온라인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특별 이벤트로 특정 능력치를 돋보이게 해준다고 하더라. 어떤 능력치를 원하냐고 하길래 스태미너라고 답했다. 나름 게임 속에서든 현실 축구이든 신체적인 능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유용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랬더니 엄청난 스테미너를 가진 ‘네버스탑 한찬희’가 나왔다.

게임을 즐겨하는 편은 아닌데, 아무래도 게임 속에서 특별 이벤트로 내 카드가 나왔고, 나의 능력치가 높다고 하니 자주 하게 되더라. 기억이 흐릿한데, 특별 이벤트로 그 때 같이 이벤트를 했던 다섯 명의 선수 카드를 하루에 한 명씩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열심히 한찬희 카드를 모아서 등급도 높이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막상 한찬희가 한찬희를 게임에서 써봤는데 개인감정을 빼도 정말 능력치가 좋더라. 게임하는 분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검색도 해봤는데 다들 한찬희 카드가 사기카드라며 대만족하더라. 아주 뿌듯했다. 피파온라인에 정말 감사한다."

 

- 그중 슈팅몬스터 조영욱과 한 팀이 됐는데 좋은 호흡 보일 수 있을까?

"이름 만으로는 네버스탑과 슈팅몬스터의 조합이 상당히 기대되지 않나? 영욱이와는 알고 지낸 지도 오래되었고 손발을 맞춰본 지도 꽤 된다. 영욱이는 정말 좋은 공격수라고 생각한다. 슈팅뿐만 아니라 저돌적인 몸싸움과 드리블도 뛰어나다. 매우 영리한 친구라 센스도 좋고. 빨리 그라운드에서 같이 뛰어보고 싶다. 서로 스타일도 잘 알고 평소에 친하게 지내기 때문에 한 팀에서 계속 호흡을 맞추다 보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감독님께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영욱이나 나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청소년 대표 초창기 큰 주목을 받았지만 주요 국제대회에 나가지 못하고, 지난해는 K리그2에서 전남의 성적도 좋지 못했기 때문에 팬들의 주목에서 벗어나 있었다. 서울 이적을 계기로 프로 5년차 한찬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나?

"당연하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올해가 벌써 프로선수가 된지 5년차다. 이제 정말 결과를 만들어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서울이라는 좋은 팀에 오면서 좋은 동료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등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주전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새로운 감독님께 내가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

프로는 모든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곳이다. 그것보다 더 힘껏 짜내겠다는 각오와 고통이 있어야 조금씩이나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지만 서울팬의 응원을 벌써 많이 느끼고 있다. 더 많은 팬이 저를 응원할 수 있도록 정말 노력하겠다."

글= 김정용

사진= FC서울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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