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토트넘홋스퍼 감독이 손흥민의 병역혜택은 ‘내 덕분’이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포체티노 전 감독은 ‘하이 퍼포먼스’ 팟캐스트에 출연해 그동안 가진 기자회견보다 편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2014년 손흥민을 토트넘으로 영입했고, 이번 2019/2020시즌 초반까지 직접 지도하며 인연을 이어 왔다. 토트넘을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위(2016/20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2018/2019)으로 이끌었으나 이번 시즌 초 부진 끝에 지휘봉을 놓아야 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2018/2019시즌 초를 회고하다 손흥민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손흥민의 병역은 전세계 축구 언론의 화제를 모았다.

“해리 케인이 부상당했고,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참가 때문에 시즌 초 몇 개월 동안 토트넘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아무도 그 이야기는 안 하더라. 지금 손흥민이 토트넘에 있는 건, 우리가 꼭 보내야 하는 것도 아닌 대회를 두 번 보내줬기 때문이다. 우린 손흥민에게 ‘안 돼, 우리 팀에 있어’라고 말하며 이기적으로 굴지 않았다.”

손흥민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차출을 연속으로 허락한 건 토트넘으로서 도박이었다. 손흥민의 병역 혜택을 이끌어내야 팀에 붙잡아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손흥민을 보내주지 않았다면, 2년 만에 손흥민의 계약을 정지시켜야 했다. 아무도 이 이야기를 안 한다. 손흥민에게 경기에 나갈 시간을 준 건 우리 팀의 결정이었다.”

결국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우승을 통해 병역 혜택을 받았고, 지금까지 토트넘의 핵심 공격자원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2018/2019시즌 역시 토트넘으로 복귀한 뒤 폭발적인 활약을 하며 UCL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당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UCL 결승전 패배에 대한 감상도 밝혔다. 그는 “만약 트로피를 들어올렸다면 아주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2위는 패배자다. 아니라고? 우리 사고방식이 이렇다. 물론 이 사고방식이 날 슬프게 한다. 물론 사람들은 우리가 환상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하지만, UCL 우승으로 끝났다면 환상적이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포체티노 감독은 FA컵, 리그컵 등 어느 대회에서도 우승하지 못했다. 전반적인 성적이 좋았음에도 트로피가 없다는 건 포체티노 감독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고, 이번 시즌 초 부진에 빠지자 일부 팬들이 ‘우승 못 시키는 감독은 물러나라’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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