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조세 모라이스 전북현대 감독이 브라질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전주에 남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북은 한숨 돌린 가운데서도 ‘이적설’에 따르는 부작용까지 우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여러 브라질 매체는 지난 17일부터 조세 모라이스 감독의 거취를 꾸준히 보도해 왔다. 브라질 구단 바스쿠다가마가 노리는 인물로 모라이스 감독이 지목됐다. 모라이스 감독의 에이전트가 “전북에서 올해 선수 영입에 모라이스 감독의 뜻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브라질 구단이 모라이스 감독에게 관심을 갖고 대리인과 접촉을 한 건 사실로 보인다. 최근 브라질 프로축구계는 포르투갈 출신 감독에 대한 관심이 크다.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면서도 유럽식 축구를 접목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제 무리뉴 감독의 코치 출신이며 지난해 K리그1 우승을 차지한 모라이스 감독의 경력은 매력적이다.

전북 관계자는 “현지 보도가 나온 것처럼 에이전트가 접촉했을 수는 있다. 다만 모라이스 감독이 직접 접촉한 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모라이스 감독이 현재 전북에서의 입지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는 식의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며 에이전트의 발언은 부풀려진 거라고 이야기했다.

브라질에서 최초 보도가 나온 뒤인 20일 모라이스 감독이 전북 사무실을 찾았다.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에서의 입지에 만족하며 다른 구단 감독직을 알아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전북은 만약 바스쿠다가마가 적극적으로 모라이스 감독을 원하더라도 내줄 수 없는 상황이다. 모라이스 감독 체제로 이번 시즌을 준비했는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K리그를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감독 교체는 무리다.

모라이스 감독의 에이전트는 왜 불만을 토해냈을까. 모라이스의 발언권이 작년보다 줄어들었다는 건 사실로 보인다. 관계자들이 일관된 증언을 할 뿐 아니라, 영입된 선수의 면면만 봐도 드러난다. 작년 모라이스 감독의 선택이 명백했던 선수는 호사, 이비니가 대표적이다. 화려한 외국인 선수를 원하는 팬들의 기대와 달리 유명하지 않지만 모라이스 감독이 원한 선수 위주로 영입했다. 호사가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시즌 중 부상을 당했고, 결국 올해 모두 교체됐다. 호사를 대체한 올해 외국인 스트라이커는 남아공 대표로 네덜란드 리그 출신인 벨트비크다. 아시아쿼터는 이비니에서 K리그 경력이 있는 쿠니모토 역시 영입됐다. 좀 더 검증된 선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강희 전 감독이 떠나고 꾸준히 추진돼 온 '단장 위주 이적시장'이 올해 더 본격적으로 구현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 점에 대해 전북 관계자는 “김보경의 경우 모라이스 감독이 원한 선수다. 그 밖의 선수들은 스카우트가 먼저 추천한 경우도 있지만, 영입을 결정할 때는 늘 감독 의사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모라이스 감독이 직접 진화에 나섰기 때문에, 현재로선 브라질로 갈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브라질 구단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미 호응한 바 있는 에이전트가 이직을 추진한다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 모라이스 감독을 지킨다 해도 여러 이적설로 인한 팬들의 불신, 선수단 내 리더십 저하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전북으로선 여전히 난감한 상황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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