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K리그가 무기한 연기됐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경기장에서 팬과 만나야 할 선수들이 훈련장에 틀어박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풋볼리스트’가 대신 K리그를 만나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봤다. 아, 정말 만났다는 건 아니고 원격 인터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 선수 등 K리그 구성원들은 다시 팬들과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다. <편집자 주>

K리그 최초 마스코트 '반장' 아길레온과 인터뷰를 했다. 마스코트인데 유부남 설정이다. 독수리와 사자 중 어느 쪽이 엄마냐는 질문에 두루뭉술한 질문으로 빠져나가는 걸 보면(설정집이 좀 얇은 모양이다) 확실히 정치인의 면모가 있다. 그 힘으로 반장이 됐나보다. 

수원삼성 마스코트 아길레온은 지난 2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진행한 '2020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를 통해 1만7576표를 득표해 반장으로 당선됐다. K리그1, 2 22개 구단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마스코트를 널리 알려 팬들과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고자 기획한 이벤트였다. 아길레온은 연맹이 특별 제작한 'K리그 마스코트 반장 완장'을 2020시즌 동안 차게 된다.

‘풋볼리스트’를 통해 기쁘지만 책임감이 크다고 밝힌 아길레온은 K리그 흥행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가족사, 키(195.5cm)가 큰 이유, 투표가 진행될 때 심정 등을 전했다. 또한 ‘우주 대스타’ 펭수와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을 살짝 드러내기도 했다.

 

K리그 마스코트 초대 반장으로 선정된 소감은?

기쁘다. 하지만 책임감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아들 레온과 딸 레나가 태어났을 때 느꼈던 책임감과 비슷하다. 올 한해 내가 하는 행동이 앞으로 다른 K리그 마스코트 반장들의 기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방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코로나19로 인해 본격적인 반장 활동을 못 하고 있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리고 코로나 관련해서 국민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프로필 촬영도 했고, 선수단과 단체 사진 촬영도 했다. 선수단과 함께 조호르 원정도 다녀왔다. 시즌이 시작되면 팬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는데, 개막이 연기되면서 모든 게 미뤄졌다. 아쉽지만, 더 좋은 모습으로 팬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흥미롭고 재미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준비할 생각이다.

 

득표한 1만7576표 중 89%의 표를 수원 지역 팬들로부터 얻었다. 지역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K리그 마스코트 반장이 되는데 수원 지역 팬들의 힘이 정말 컸다.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나도 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수원 토박이다. K리그를 대표하기 이전에 수원을 대표하는 마스코트다. 수원 지역 팬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반장의 소임을 다할 예정이다.

 

2005년생인데 키가 195.5cm라고 들었다. 성장 비결이 있다면? 그리고 키 크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조언해준다면?

타고 나야 한다(웃음). 태어났을 때부터 먹는 걸 정말 좋아했다. 수원에 블루하우스 맛 집이 정말 많다. 최근에도 아내 아길레오나와 아들 레온, 딸 레나와 저녁마다 블루하우스에서 외식을 하고 있다. 선거 유세 기간화제가 된 뱃살도 블루하우스 덕분이다.

키가 크기 위해서는 뭐든 잘 먹어야 한다. 나는 가리는 게 없다. 잘 먹고, 잘 자고. 맞다,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한다. 특히 축구!

 

독수리+사자라고 알고 있다. 아빠와 엄마 중 누가 사자고 독수리인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본인은 누굴 더 닮은 것 같은지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라는 질문이랑 똑같은 것 같다. 나는 둘 다 닮았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수원왕갈비라고 알고 있다. 부리가 달렸는데 갈비를 어떻게 뜯어 먹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그냥 잘 먹는다. 나중에 한번 먹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독수리의 눈으로 가까이에서 염탐한 2020시즌 수원 전력, 전술은?

비밀이다. K리그가 개막하면 빅버드에서 직접 확인해주셨으면 좋겠다.

 

독수리의 눈으로 관찰한 2020시즌 주목할 만한 선수는?

수원삼성 소속 모든 선수다. 한 명을 꼽기 어렵다. 모든 선수가 UAE 아부다비 전지훈련부터 순천 전지훈련까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내가 인터뷰를 하는 이 순간에도 선수들은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흘린 땀방울만큼 선수들이 알찬 결실을 보았으면 좋겠다.

 

국내 대표적인 마스코트로 펭수가 있다. 펭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 정도의 인기를 얻을 자신이 있는지

펭수는 정말 대단한 마스코트다. 펭수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 않나? 펭수는 나를 모를 수도 있을텐데... 펭수가 나를 알고, 빅버드에서 함께 만나 경기를 보는 것이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그러면 나도 지금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아길레온은 하늘과 육지의 왕이 합쳐진 독수리와 사자의 결합체다. 다른 마스코트들을 엄하게 다스릴 예정인지

아들 레온과 딸 레나에게 한없이 자상한 아빠다. 내가 이런 말 하면 웃기지만(웃음). 내가 요즘 귀엽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듣는다. 귀여운 외모를 앞세워 착한 반장이 되고 싶다.

 

지난 시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리카도 이겼다. 기분이 어떤지

몰론 이겨서 좋다. 그러나 리카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이며, 굉장히 다재다능한 친구다. 정말 좋은 후보를 이긴 만큼 나도 좋은 반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리카와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 순위 싸움을 펼칠 때 어땠는지

처음에는 떨리지 않았는데, (홍)철이 형이 반장 떨어지면 은퇴하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정말 은퇴하는 것 아닌지 걱정도 됐다. 그때부터 떨리기 시작했다. 떨렸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와줘 든든했다. (염)기훈이 형을 필두로 수원삼성 형, 동생들이 선거 유세를 도와줬고, 노래 잘하는 (박)재정이 형, 편파BJ (김)영현이 누나, 아나운서 (곽)민선이 누나도 나를 지지해줬다. 이 자리를 통해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부반장(리카, 유티)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잘 부탁한다는 말하고 싶다. 사실 투표결과가 발표된 날,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은 후에 아직 대화하지 못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나면, 차근차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리카, 유티 모두 능력 있는 부반장들이니 나와 함께 K리그 흥행에 함께 노력해주면 좋겠다.

 

반장으로서 각오

요즘 반장이 되고 나서 인터뷰가 끊이질 않고 있다. 모든 인터뷰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각오를 물어보시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책임감’. 초대 K리그 마스코트 반장이라는 직함이 정말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왼쪽 날개, 오른쪽 날개 모두 소중하듯 좌우를 가리지 않고, 다른 마스코트들과 함께 뛰며 K리그를 열심히 하는 아길레온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팬 여러분, 함께해요 K리그!

사진= 수원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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