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K리그가 무기한 연기됐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경기장에서 팬과 만나야 할 선수들이 훈련장에 틀어박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풋볼리스트’가 대신 K리그를 만나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봤다. 아, 정말 만났다는 건 아니고 원격 인터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 선수 등 K리그 구성원들은 다시 팬들과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다. <편집자 주>

지난 시즌 박진섭 광주FC 감독의 전술은 매 경기 화제를 모았다. 경기 전 발표되는 선발 라인업이 2-2-4-2 등 파격적인 포메이션으로 배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그 특이한 전술로 우승과 승격을 달성했다. 

올시즌 K리그1에서 도전을 시작하는 박진섭 감독은 ‘풋볼리스트’를 통해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를 보면서 공부한다. 리버풀,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유나이티드, 토트넘 경기를 주로 본다. 상위권 팀 위주로 전술을 참고한다”라며 “좋은 팀들의 전술을 파악한 뒤 우리팀 사정에 맞게 조금씩 보완해서 사용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유럽 축구를 보며 얻은 힌트를 지난해 2경기에 적용해 봤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스는 전술이지만 광주 선수들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다. 박 감독은 어느 경기에서 썼던 전술인지는 말하기 힘들다고 했지만 "100%까지는 아니어도 선수들이 어느 정도까지 소화해줬다"고 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전술을 탐구하면서 유럽 진출의 꿈도 생겼다. 박 감독은 “최근에는 특별한 전술 트렌드가 없다. 리버풀, 맨시티 등 빅클럽이 사용하는 전술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 공유, 유출이 된 상태다. 예전에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지시하는 압박 방식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다”며 “선수들은 유럽 진출을 목표로 삼는다. 당연히 나 역시 지도자로서 나가서 배워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전술가는 단연 김병수 강원FC 감독이다. 김 감독도 일반적인 포메이션을 파괴한다는 점이 비슷하다. 박 감독은 “김병수 감독은 뛰어난 전술가다. 내가 고등학교 팀을 이끌 때 김 감독은 영남대학교 감독 자리에 있었다. 옆에서 보고 많이 배우려고 했다. 열정에서 비롯한 실력인 것 같다. 김 감독은 오로지 축구와 전술만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많은 연구를 하게 되고 좋은 전술이 나오게 되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시즌 박진섭 감독은 시즌 초 전남을 꺾으면서 한 가지 공약을 세운 바 있다. 패할 때까지 겨울용 정장을 벗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광주가 무패행진을 거듭하며 박진섭 감독은 한여름까지 겨울용 정장을 벗지 못했다. 다시 도전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박진섭 감독은 “K리그1에서 할 의향은 없다. 올해는 이슈를 만들지 않겠다”라고 웃으며 “연승을 거두겠다는 다짐에서 말한 것이었다. 광주가 승리를 거듭했고 개인적으로는 팬들과 약속을 지켰다. 후회 없었고, 기분도 좋았다”라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지난 시즌 광주 공격수 펠리페는 19골을 넣으면서 K리그2 득점왕을 차지했다. K리그1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묻자 박진섭 감독은 “과거 아드리아노, 말컹 등이 2부리그에서 맹활약한 뒤 1부에서도 잘 했다. 펠리페의 능력은 충분하다. 15골 정도는 넣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상승세를 탈 선수로는 엄원상이 지목됐다. '2020 도쿄올림픽' 참가가 유력한 엄원상은 지난해 광주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뛴 윙어다. 박 감독은 “2020시즌 엄원상을 광주의 핵심 선수 중 한 명으로 꼽고 싶다. 스피드가 좋다보니 공간적인 측면에서 크게 활용할 수 있다. 펠리페의 높이가 좋기 때문에 엄원상의 크로스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진섭 감독은 “올시즌 리그 순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2부로 강등되지 않고 살아남는 게 목표다. 순위는 그 다음이다. 광주가 1부리그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틀을 만들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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