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K리그가 무기한 연기됐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경기장에서 팬과 만나야 할 선수들이 훈련장에 틀어박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풋볼리스트’가 대신 K리그를 만나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봤다. 아, 정말 만났다는 건 아니고 원격 인터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 선수 등 K리그 구성원들은 다시 팬들과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다. <편집자 주>

대구FC 신창무는 최근 선행이 들켜 어색한 처지가 됐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성금 1천만 원을 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는데, 구단 선수들이 공동으로 모금한 기금과 별개로 조용히 성금을 내려 했다가 기부 사실이 알려졌다. 신창무는 “구단과 서로 좀 어색해졌어요. 선수로서 낸 성금은 따로 있고, 따로 기부한 건 대구 주민으로서 한 거에요”라고 말했다.

신창무에게 대구는 두 번째 고향이다. 태어난 곳은 부산이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대구에 살았다. 호주 축구유학 이후 국내로 돌아왔을 때 손을 내민 팀도 대구 유소년팀인 현풍고였다. 신창무는 2014년 대구에서 데뷔한 뒤 군복무를 제외하면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고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밟고 있다.

“저만 기부를 한 게 아니고 다른 선수들도 몰래몰래 많이 했어요. 정치인 선수도 가족과 함께 기부에 동참했고요. 그 밖에도 저에게 어떻게 기부하는 건지 물어본 선수들이 더 있어요.”

신창무의 지인들도 코로나19의 타격으로 힘들어 한다. 친한 형이 운영하는 커피숍이 위기에 처했지만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커피 한두 잔을 사주는 것뿐이었다. 주위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모습을 보며 도울 방법을 궁리하게 됐다.

대구 전력에도 타격이 있다. 대구는 겨울 휴가를 최소화하고 동계훈련을 강도 높게 가졌다. 2월 말 개막을 전제로 한 훈련이었는데, 첫 경기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흐름이 끊겼다. 대구에 코로나19가 유독 심각하게 퍼지면서 훈련에 집중하기 힘들어졌다. 신창무는 “훈련을 꾸준히 해서 당장 경기를 해도 몸의 문제는 없는데,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오히려 힘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신창무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 중이다. 170cm 단신인 신창무는 빠른 스피드와 왼발킥을 활용해 중앙 미드필더나 윙어로 활약해 왔다. 이번 시즌에는 왼쪽 윙백을 겸한다. 대구는 윙백에게 공격력을 많이 요구하며, 최신 축구전술에 맞게 윙백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연계 플레이에도 가담해야 한다. 윙어와 중앙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해 본 신창무에게 잘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창무는 “미드필더로 계속 경기를 해 왔기 때문에 윙백으로서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걸 살려서, 가운데서 연계도 하고 사이드에서 활동량 살려 크로스도 보여드리려 해요. 원래 비슷한 역할을 맡아 온 (황)순민이 형이 세밀하다면 저는 기동력이 장점이죠”라고 설명했다.

대구의 대표적인 변화는 데얀의 합류다. “대형 스트라이커 데얀이 왔잖아요. 좋은 폼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온 건 아니지만 준비를 엄청 열심히 했어요. 데얀의 결정력을 극대화해주기 위해 훈련을 많이 했어요. 어서 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신창무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대구 박재범’이라는 표현이 뜬다. 팀 후배 정승원이 ‘미남’을 맡고 있다면, 신창무는 ‘힙’을 맡고 있다는 표현도 있다. 박재범을 연상시키는 머리, 근육, 문신을 갖고 있는데다, 지난해 K리그 홍보 영상에서 박재범 등의 노래가 나올 때 때마침 문신을 드러내고 실내 운동을 하는 모습이 삽입돼 강한 연상작용을 불렀다.

“박재범 씨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고 노래도 좋아하고. 따라한 건 아닌데 아무튼 감사하고 쑥스러워요. ‘대구 박재범’ 응원 팻말이요? 없어요. 실제로 대구 경기장에서는 제가 굉장히 인기가 없거든요? 그동안 교체멤버여서, 벤치에 앉아서 경기장을 샅샅이 살펴봤는데 저를 응원하는 손 팻말은 찾을 수 없었어요.”

신창무의 남다른 스타일은 취향에서 비롯된다. 실제로도 박재범의 음악을 즐겨들을 뿐 아니라 음악 마니아 수준의 '디깅' 경력을 갖고 있다. 통화 연결음이 미국 알앤비 가수 맥스웰의 ‘Bad Habits’여서 좋아하는 가수를 물었더니 커셔스 클레이, 포스트 말론, 로디 리치 등 흑인음악이 줄줄 나온다. 신창무는 “고등학교 때부터 허세 부리느라 맥스웰 듣기 시작했는데 아예 이런 취향이 됐네요”라며 웃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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