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드리스 메르텐스가 나폴리 역대 최다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메르텐스 없는 시간 동안 공격 효율이 떨어지면서 나폴리의 대체자 고민이 더 커졌다.

26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나폴리에 위치한 산파올로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을 가진 나폴리와 바르셀로나가 1-1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를 먼저 흔든 선수가 메르텐스였다. 전반 30분 피오트르 지엘린스키가 내준 공을 메르텐스가 깔끔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메르텐스는 169cm에 불과한 키, 약한 몸싸움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대성하기 힘들 거라는 의혹의 시선을 받는 윙어였다. 그러나 몸싸움보다 눈치가 더 중요한 이탈리아 무대에서 실력이 업그레이드됐다. 눈치 빠르게 수비 방해 없는 공간으로 파고든 뒤 한 박자 빠른 슛을 날리는 능력이 압도적이다. 2016/2017시즌 28골을 폭발시킨 것을 비롯해 지난 5시즌 중 4시즌 동안 10골 이상을 기록했다.

이날 득점으로 메르텐스는 나폴리 역사상 최다득점 타이 기록을 세웠다. 기존 기록 보유자인 마렉 함식의 121골을 따라잡았다. 메르텐스, 함식의 뒤를 이은 기록은 디에고 마라도나(115), 아틸라 살루스트로(108), 에딘손 카바니(104) 등이다.

그러나 메르텐스는 후반 9분 부상을 입고 아르카디우스 밀리크로 교체됐다. 이때부터 나폴리의 경기력이 저하됐다. 이번 시즌 메르텐스와 밀리크가 12골(각 대회 통합)로 같지만, 두 선수의 경기력 차이를 볼 수 있었다. 밀리크는 186cm로 큰 키에 강력한 왼발슛, 역동적인 움직임 등 메르텐스와 다른 스타일을 가진 공격수다. 나폴리에서 큰 부상을 두 번 입은 뒤 어느 정도 경기력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주전을 맡기기에는 과감성과 결정력이 부족했다.

메르텐스의 공백이 아쉬운 건 로렌초 인시녜의 효율이 낮기 때문이기도 했다. 주장 인시녜는 왼쪽 윙어 자리에서 수많은 공격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선수지만 이날 나폴리처럼 수비적인 축구보다는 공격적인 축구에 더 어울린다. 팀 전체가 공격적으로 임할 때 동료들에게 지속적으로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성공률은 낮더라도 위협적인 슛을 지속적으로 날릴 수 있는 선수다. 이날 나폴리처럼 ‘원샷 원킬’이 필요한 경기 운영에는 맞지 않았다.

메르텐스는 33세로 노장 반열에 든 데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를 걸렀다. 지난 2017/2018시즌 세리에A 전 경기를 소화했고, 그밖에도 선발 위주로 30경기 위주를 뛴 것에 비하면 이번 시즌 출장 시간이 뚝 떨어질 전망이다.

나폴리는 시즌 초반 선수들의 ‘합숙 거부’ 사태 이후 갈등의 씨앗이 숨어 있는 팀이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알란, 호세 카예혼 등 기존 주전급 선수들이 우르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메르텐스는 최근 첼시의 영입 제의를 뿌리치고 나폴리에 남을 뜻을 밝혔기 때문에 이탈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나이와 부상을 감안할 때 메르텐스와 주전 경쟁을 할 만한 새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

메르텐스의 공백은 당장 눈앞의 16강 2차전부터 불거질 수 있다. 2차전은 3월 19일 바르셀로나의 홈에서 열린다. 메르텐스가 이날까지 부상을 털고 돌아오지 못한다면 나폴리는 또 한 번 ‘킬러’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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