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K리그 개막을 무기한 연기했다.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참가하는 K리그 구단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 경기를 치러야 한다.

연맹은 24일 정부가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K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시켰다. K리그 선수들이 출전하는 R리그도 무기한 연기됐으며, 변경 일정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ACL은 중국을 상대로 한 경기가 미뤄진 것 등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K리그 구단 중에서는 전북현대, 울산현대, FC서울, 수원삼성이 ACL에 참가 중이다. 내달 3, 4일 ACL 조별리그 3차전이 열리는데 K리그 팀들은 실전 경기력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한 채 타 리그 상대와 맞붙게 됐다.

ACL 참가팀의 한 관계자는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ACL 조별리그 1, 2차전 때도 K리그 구단이 부진했던 이유 중 하나가 실전 감각 부족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ACL 1차전에서 전북을 2-1로 꺾은 요코하마F.마리노스는 8일 ‘후지제록스 슈퍼컵 2020’에서 비셀고베와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단 컨디션을 점검한 바 있다. 요코하마를 무너뜨리고 슈퍼컵을 차지한 고배 역시 19일 수원을 1-0으로 이겼다.

이번 ACL 조별리그 3차전을 통해 전북과 울산은 약 20일 만에, 서울과 수원은 보름 만에 실전 경기를 갖는다.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K리그 구단은 3차전을 치르고 길게는 한 달 이상 실전 경기를 가지지 못한 채 4차전 경기를 가져야 하는 입장이다. 타 리그는 시즌을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가면 갈수록 실전 경기력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연습경기, 전지훈련 일정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ACL 참가팀 관계자는 “대부분 구단이 외부인과의 접촉을 막고 있다. 한 번 경기를 갖게 되면 선수단, 구단 코칭스태프 등 대규모로 인원이 움직이게 된다. 전지훈련지에서도 마찬가지 이유로 선수단 방문을 꺼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컵대회, 리그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인 J리그가 최대 수혜자로 볼 수 있다. 동남아 구단도 마찬가지다”라며 “K리그 구단은 문제가 클 것으로 보인다. 홈경기도 무관중으로 치러질 계획이기 때문에 이점을 찾기 힘들다. 중국슈퍼리그와 달리 선수들의 개인 기량으로 승부를 볼 수도 없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3일 서울이 치앙라이(태국)와 경기를 갖고, 수원은 조호르다룰타짐(말레이시아)를 상대한다. 4일에는 전북이 시드니FC와, 울산이 퍼스글로리(이상 호주)와 경기를 치른다.  K리그 구단들이 경기감각 난조에 시달리며 비교적 약체로 분류되는 이번 상대팀들을 제대로 꺾지 못한다면, J리그팀과의 승점 경쟁에서 뒤쳐지게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뒤 합류할 중국 구단들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J리그 팀보다 앞서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출발선부터 뒤쳐진 K리그 팀들은 계속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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