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FC서울은 이번 시즌 포메이션을 그대로 유지하되, 스리백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축구로 변화를 줬다. 이 변화가 아시아무대 본선 첫 골을 만들어냈다.

18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E조 1차전을 치른 서울이 멜버른빅토리에 1-0 승리를 거두고 승점 3점을 따냈다.

서울이 보여준 전술 특징은 지난 1월 ACL 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스리백이었다. 3-5-2 포메이션에서 스리백을 형성하는 선수들 중 좌우 스토퍼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유연한 운영이다.

이를 위해 김주성과 황현수를 중용하고 있다. 김주성은 유사시 풀백까지 소화할 수 있는 스피드를 갖췄고, 발재간이 좋으며 겁이 없다. 측면에서 공을 순환시키며 공격에 가담하는 플레이가 좋다. 황현수는 공격수 출신답게 전방으로 올라갔을 때 과감한 슛까지 시도할 수 있는 선수다.

전반 8분 선제결승골이 스토퍼의 오버래핑에서 나왔다. 왼쪽 스토퍼 김주성은 오른쪽으로부터 날아온 롱 패스를 잘 잡아놓은 뒤 왼쪽 윙백 김한길에게 패스했다. 멜버른 선수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당화하지 않고 짧은 패스를 내줬다. 이어 적극적으로 손을 들며 측면으로 침투했고, 김한길의 패스를 받은 뒤 왼발 크로스로 박주영의 득점을 이끌어냈다.

황현수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슛,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날린 중거리슛 등으로 멜버른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공격적 스리백의 완성도가 충분히 높다고 보긴 힘들었다. 3-4-3 포메이션으로 나온 멜버른이 실점 이후 스리톱을 모두 끌어올려 서울 스리백을 압박하자, 빌드업이 잘 되지 않았다. 서울은 실점 위기로 이어지는 패스미스를 여러 번 저질렀다. 공격가담은 좋지만 빌드업의 완성도는 보완이 필요한 상태다. 스리백이 앞으로 공을 전달하지 못할 경우 오스마르, 주세종 등이 유연하게 후방으로 내려가 패스 루트를 열어주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더 공격이 강한 팀을 만난다면 수비 문제가 불거질 위험성도 있다. 서울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 상황에도 유연한 위치 변화를 해야 한다. 스토퍼가 공격에 가담했다가 미처 수비로 복귀하지 못했다면 윙백이나 미드필더가 그 자리를 메우고, 스토퍼는 동료의 자리를 연쇄적으로 메우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이날은 유연한 수비 대처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멜버른이 아시아 무대를 통틀어 강팀이라고 보긴 힘들다.

최용수 감독은 서울 전술을 소극적으로 운용한다는 과거 고정관념과 달리 공격적이고 유연한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오는 29일 K리그1이 개막하면 서울의 새 전술이 본격적인 실험대에 오르게 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