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수비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이탈리아의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유벤투스뿐 아니라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는 2019/2020시즌의 경기와 이슈를 전한다. <편집자 주>

골이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 흘린 엘리프 엘마스, 태어날 때부터 인연이 있던 팀에서 데뷔골을 넣은 디에고 뎀메 등 나폴리의 골 하나하나가 특별했다.

4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제노바에 위치한 스타디오 코뮤날레 루이지 페라리스에서 열린 ‘2019/2020 이탈리아세리에A’ 22라운드에서 나폴리가 삼프도리아를 4-2로 꺾었다.

나폴리는 컵대회 포함 3연승을 거뒀다. 앞서 라치오, 유벤투스를 꺾은 뒤 삼프도리아를 상대로 4골을 퍼부으며 상승세를 확실히 보여줬다. 나폴리의 3연승은 부진에 빠지기 전인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번 시즌 두 번째다.

새로운 나폴리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가 선발로 뛰었다. 후반에도 영입생 뎀메와 마테오 폴리타노가 투입됐다. 전반 3분 아르카디우스 밀리크가 헤딩 선제골을 터뜨렸다. 밀리크는 ‘선제골 요정’이다. 세리에A 진출 후 넣은 35골 중 15골이 그 경기 첫 슈팅으로 넣은 골이었다.

두 번째 골을 넣은 엘마스의 뜨거운 눈물이 화제를 모았다. 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이 문전으로 흘렀고, 엘마스가 수비의 견제를 뚫고 왼발을 댔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던 엘마스는 잔디 위에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흐느꼈다. 별다른 사정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세리에A 데뷔골의 감격이 그만큼 컸던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던 후반 38분 뎀메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뎀메는 디에고 마라도나 이후 나폴리에서 득점한 두 번째 ‘디에고’다. 마라도나가 나폴리에서 마지막 골을 넣은 상대도 삼프도리아였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뎀메의 아버지는 마라도나의 광팬이었기 때문에 그 이름을 따서 뎀메에게 붙였다. 날 때부터 마라도나와 인연이 있던 뎀메는 1월 이적시장을 통해 RB라이프치히에서 '마라도나의 팀'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마라도나가 골을 넣었던 상대에게 득점하며 성명학을 실현시키고 있다.

후반 추가시간 드리스 메르텐스의 득점은 부활을 알렸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메르텐스는 삼프도리아 골문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멀리서 툭 감아찬 골을 성공시켰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고생해 온 메르텐스는 세리에A에서 지난해 9월 득점한 뒤 약 4개월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메르텐스보다 앞서 인시녜가 먼저 부활했다. 인시녜는 앞선 두 경기 연속골로 나폴리의 연승을 이끈 바 있다. 나폴리의 공격적인 축구를 상징하는 ‘단신 콤비’가 모두 부활하면서 전력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 경기 후 주장 인시녜는 대표로 “시즌 초반 입은 상처를 복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프도리아 노장 공격수 파비오 콸리아렐라의 득점 역시 특별히 기억할 가치가 있는 명장면이었다. 알빈 엑달의 롱 패스를 받아 콸리아렐라가 고난이도 발리슛을 터뜨렸다. 공이 거의 등 뒤에서 날아왔는데, 낙하지점으로 정확히 발을 휘둘러 성공시켰다. 괄대와의 거리도 멀었지만 우아하고 완벽한 자세 덕분에 득점할 수 있었다. 명장면 제조기로 유명한 콸리아렐라다운 골이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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