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트넘홋스퍼 공격진이 주제 무리뉴 감독의 수비가담 요구를 힘껏 수행했다. 동료 윙어들의 수비 능력이 향상되면서 손흥민의 최전방 배치가 가능해졌다.

3일(한국시간) 영국의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19/2020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를 가진 토트넘이 맨시티에 2-0으로 승리했다. 승점 37점이 된 토트넘은 5위로 뛰어올랐다. 승점 51점에 머무른 맨시티는 2위를 유지했다.

토트넘의 작고 빠른 공격수들이 거둔 승리였다. 해리 케인의 장기부상 공백을 윙어 스타일의 공격수들로 메우고 있는 토트넘은 이날도 루카스 모우라를 최전방에 배치했고, 손흥민과 새로 영입한 스티븐 베르흐베인을 좌우에 둔 채 경기를 시작했다. 베르흐베인과 손흥민이 골을 터뜨렸고 모우라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손흥민이 모처럼 최전방에서 오래 활약한 경기였다. 손흥민의 위치는 크게 세 번 바뀌었다. 경기 시작 당시에는 오른쪽 측면에 배치돼 있었다. 전반 중반부터는 베르흐베인과 좌우를 바꿔 왼쪽으로 이동했다. 전반 내내 공격수는 모우라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올라갔다. 후반 막판에는 에릭 라멜라를 최전방에 두고, 손흥민이 왼쪽, 지오바니 로셀소가 오른쪽을 맡았다.

그동안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을 측면에 두고 모우라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조합을 선호해 왔다. 손흥민의 수비력이 더 좋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었다. 손흥민은 전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부터 스트라이커와 수비적인 측면 미드필더까지 두루 소화했다. 토트넘이 수비를 강화하고 싶을 때는 덩치가 좋은 무사 시소코와 손흥민을 좌우에 배치하기도 할 정도였다.

맨시티전에서 눈에 띈 건 손흥민을 제외한 윙어들의 수비가 개선됐다는 점이다. 베르흐베인과 모우라 모두 윙어로 배치됐을 때 적극적으로 측면 수비를 도왔다. 이날 손흥민은 공 탈취 0회, 가로채기 3회(경기 최다), 걷어내기 1회를 기록했다. 베르흐베인은 공 탈취 1회, 가로채기 1회, 걷어내기 0회를 기록했다. 모우라의 기록은 공 탈취 1회, 가로채기 0회, 걷어내기 1회였다. 특히 손흥민과 모우라는 윙어와 스트라이커를 오간 선수들이면서도 걷어내기까지 기록한 점이 돋보인다. 맨시티 윙어들은 한 명도 걷어내기를 기록하지 않았다.

경기 후 베르흐베인과 모우라가 호평 받은 이유도 많은 활동량과 수비가담이었다. 특히 베르흐베인은 수비가 서툴다는 우려와 달리 EPL 데뷔전에서 강호 맨시티의 측면 공격을 상대로 잘 버텼다. 이번 시즌 전반기 네덜란드에레디비시(PSV에인트호번)에서 평균 공 탈취 05회, 가로채기 0.3회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첫 경기 수비 기록이 한결 낫다는 걸 볼 수 있다.

동료 윙어들이 수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올라가는 것도 가능해졌다. 183cm 손흥민도 장신은 아니지만 172cm인 모우라보다 11cm 크다. 모우라가 예측을 깨는 플레이를 할 줄 안다면, 손흥민은 팀 플레이에 좀 더 장점이 있다. 둘 중 스트라이커에 더 어울리는 쪽은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케인이 빠졌을 때 공격수 역할을 능숙하게 소화한 경험도 있다.

이런 변화는 장차 손흥민의 스트라이커 기용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를 통틀어 공격수로 4회, 측면 자원으로 19회 선발 출장했다. 선발 공격수로 뛰었을 때 4경기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득점 생산력을 보여줬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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