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체력”이라는 말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아시아 제패 비결부터 현대축구 조류까지 체력이라는 키워드로 모두 묶였다.

30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김학범 감독이 결산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감독은 최근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한국 최초 우승을 달성했다. 이 대회가 ‘2020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했기 때문에 한국은 올림픽 본선 진출권도 따냈다. 9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은 세계 최초다.

김 감독은 대회 전부터 구상한 포인트 중 첫 번째로 체력을 꼽았다. 70%가 넘는 태국의 습도 속에서 모든 팀이 일찍 지칠 수밖에 없으므로 경기 막판에 대한 대비가 필요했다.

“우리 교체 선수는 사실 베스트 선수들이었다. 이동경, 이동준, 김진규, 김대원, 정우영 등 교체로 투입한 선수들이 사실 우리 팀의 핵심 요원들이었다. 그런데 교체로 쓴 이유는, 상대팀이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70분 정도 지나면 승패의 갈림길에 들어섰다. 상대팀들은 계속 같은 선수들이 뛰는 걸 봤다. 그들의 체력 저하가 70분 정도에 나타났다. 그래서 교체 선수가 중요했다.”

조별리그에서 다양한 선수들을 두루 기용한 이유도 체력 부담을 안배하기 위해서였다. “대회 전 태국에서 3주간 전지훈련을 했는데 날씨가 문제였다. 그래서 선수들을 최대한 고르게 가동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해법이 로테이션이었다.”

대회 후 느낀 보완점 역시 체력 향상으로 귀결됐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느낀 보완점은 더 빨라야 한다는 것이다. 패스 타이밍, 움직임 등등 속도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는 “현대축구의 구현을 위해서는 체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김 감독의 말대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다양한 선수를 기용하며 체력을 안배한 팀이었다. 후보 골키퍼 두 명을 제외한 21명이 경기를 소화했고, 선발로 뛴 선수만 20명이나 됐다. 6경기를 모두 선발로 뛴 선수는 골키퍼 송범근 한 명에 불과했다. 5경기를 선발로 소화한 선수는 단 3명이었다. 수준급 선수가 다수 포함된 한국의 고른 기량, 상대팀에 따라 조금씩 다른 스타일의 선수를 기용하는 김 감독의 전략이 체력 안배와 어우러졌다.

그러나 올림픽에서는 체력 안배가 더 힘들다. 선수단이 단 18명이기 때문이다. 한여름의 도쿄는 1월의 방콕 못지않게 덥다. 또한 올림픽 상대팀의 수준이 더 높다는 걸 감안하면 조별리그 모든 경기에서 총력을 다해야 한다.

김 감독은 일단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태국 U23 챔피언십과 이번 도쿄 대회는 엔트리 등에서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어떻게 준비할지 지금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상대팀, 우리 선수 등에 따라 다 바뀐다. 더블 스쿼드로 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때 도쿄 날씨는 고온다습하다”고 원론적인 대답을 했다.

올림픽대표팀은 이제 본격적인 도쿄행 준비에 들어간다. 3월과 6월에 각각 소집훈련 및 평가전을 가진 뒤, 본선 한 달 전부터 “일본과 비슷한 환경에서 훈련”한다는 계획이다. 본선이 7월 22일 시작되므로 선수단 소집은 6월 20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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