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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타야의 밤을 장식한 '이강인 번개'...한국 팬들 '폭풍 감동'
김동환 기자 | 승인 2020.01.26 07:11

[풋볼리스트=발렌시아(스페인)] 김동환 기자= 인구 70만의 발렌시아는 축구의 열기로 가득하다.  시민들은 주말이면 홈 구장인 '메스타야'에 모여 연고지 팀인 발렌시아의 승리를 위해 하나의 목소리를 낸다.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라는 거함 사이에서 나름 빛나는 전통과 역사를 지키고 있는 발렌시아에 사건이 벌어졌다. 이강인은 출전하지 않았지만 메스타야의 전통을 빛냈다.

발렌시아는 26일(한국시간) 홈에서 '거함'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2019/20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1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막시 고메스의 득점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무려 13년만에 메스타야에서 거둔 승리다.

부상 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이강인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후반 중반 이후 터치라인 인근에서 몸을 풀며 출전을 준비했지만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그라운드에 족적을 남길 기회는 없었지만 이강인의 '사건'은 경기장 밖에서 펼쳐졌다.

메스타야에는 5만명 가까운 관중이 찾았다. 거함을 덕분에 경기 후에도 주변 분위기는 축제였다. 이강인은 경기 후에도 마무리 운동을 하고 경기장을 나섰다. 그간 메스타야에서 보지 못했던 광경이 펼쳐졌다.

자가용을 이용해 귀가하려던 순간, 경기장 밖에 무려 3백여 명이 넘는 팬들이 몰려 이강인의 이름을 외쳤다. 다른 선수들은 팬들에게 손만 흔들고 경기장을 떠났지만 이강인을 달랐다. 

경기장 안전 요원들은 이강인을 귀가를 위한 경로로 안내했다. 하지만 이강인의 자가용은 주차장 밖에 멈췄다. 이강인은 차에선 내려 인파 속으로 향했다.

한국 팬들은 대부분 설날 연휴를 활용해 이강인의 모습을 보기 위해 발렌시아를 찾았다. 한국인은 어림잡아 2백여 명이 넘었다. 현지 팬들도 백여 명 있었다. 동료 선수들의 경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이강인은 팬들을 인근 광장으로 유도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긴장한 발렌시아의 안전요원도 긴급히 출동했다. 인파 대부분이 이강인을 향해 달려들며 무질서한 상황이 펼쳐지자 이강인은 "여기 있는 분들 모두 (사인을) 해 드릴테니 한 줄을 만들어주세요"라고 외치며 스스로 상황을 정리했다.

보통 발렌시아의 홈 경기 후에는 2~30여 명의 한국인들이 이강인의 사인을 기다린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창문을 내려 사인과 사진 촬영에 응하지만 엄청난 인파에 이강인은 작정하고 나선 것이다. 이강인의 외침에 모두 질서를 지키기 시작했다.

현지시간 오후 7시 10분 부터 메스타야의 경기장 한켠에서 '팬사인회'가 열렸다.  잠시 소나기가 내렸지만 이강인은 개의치 않았다. 안전요원들이 이강인을 위해 우산을 가져왔다. 팬들이 비를 맞자 이강인의 부모님이 팬들에게 우산을 건냈다.

이강인의 '번개 사인회'는 오후 8시 10분까지 이어졌다. 동료 선수들은 물론 경기장에 있던 모든 구단 직원들이 퇴근한 상황이었다. 안전요원들만 이강인의 주위를 지켰다. 안전요원 카를로스씨는 "발렌시아 선수들 대부분 팬들에게 사인을 잘 해주지만, 이렇게 엄청난 인파를 상대로 모두 사인을 하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며 "역시 발렌시아에서 키운 이강인은 인성도 좋다. 팬들을 향한 사랑이야말로 진짜 메스타야의 전통이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당초 이강인은 가족과의 저녁 식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이강인이 팬사인회로 1시간을 보내는 동안 가족들도 한켠에서 함께 기다렸다. 자신을 위해 끊임없는 응원을 보내는 팬들, 먼 길을 찾은 한국 팬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팬들은 감동에 빠졌다. '축덕원정대'를 통해 발렌시아를 찾은 류주영씨는 "이강인에게 인사도 하고,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었다. 정말 모든 사람들에게 엄청난 추억을 안겨줬다. 최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인회가 끝난 후에야 이강인은 귀가를 위해 자가용에 올랐다. 팬들 역시 끝까지 남아 '이강인 사랑해!', '이강인 고마워요!' 등을 외치며 배웅했다. 이강인은 바르셀로나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특급 팬서비스를 통해 자신과 발렌시아를 향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먼 길을 찾아 온 한국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설날 선물을 안겼다.

팬들이 받은 사인

한편 발렌시아는 승리를 통해 승점 3점을 확보하며 리그 5위로 올라섰다. 다음 상대는 내달 1일 셀타비고와의 대결이다. 이강인 역시 팬들의 응원으로 컨디션을 충전하고 재도약을 준비할 전망이다.

사진=풋볼리스트, 축덕원정대 제공

김동환 기자  maes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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