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 U23 대표팀이 아름다운 골로 물오른 조직력을 증명했다. 5명이 관여한 유려한 속공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에 위치한 탐마삿 경기장에서 열린 ‘2020 태국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호주에 2-0 승리를 거뒀다.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은 최소 2위를 확보하며, 3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결승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후반 11분 한국의 첫 골은 왼쪽 측면에서 정승원을 향한 전진패스로 시작됐다. 정승원이 중앙으로 뒤따라 들어오는 김대원에게 패스했고, 김대원은 원두재에게 원터치 패스를 줬다. 원두재도 공을 한 번 잡자마자 바로 패스하며 공격 방형을 오른쪽으로 전환했다. 이동준의 원터치 패스가 오버래핑하던 풀백 이유현에게 이어졌다. 복잡한 패스 끝에 이유현이 슈팅 기회를 잡았고, 이 슛이 골대 맞고 나오자 김대원이 빈 골대에 밀어 넣었다.

패스와 움직임의 미학으로 만들어낸 득점이다. 한국 선수들은 영리한 횡 패스, 그리고 수비보다 빠르게 전진하는 동료(이유현)가 바로 치고 들어갈 수 있도록 내주는 패스를 통해 공간을 창출했다.

그동안 한국의 골은 전진패스를 상대 수비가 놓치자 실수를 틈타 마무리한 골, 제공권을 활용한 골, 세트피스 등 개인기량과 집중력으로 만든 득점이 대부분이었다. 호주전 선제골은 한국 공격진의 호흡이 무르익었다는 걸 보여줬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시티가 연상되는 유려함이었다.

U23 챔피언십은 올림픽 예선일 뿐 아니라,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가장 밀도 높게 호흡을 맞추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초고효율 전지훈련’이기도 하다. 스타 한두 명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선수단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이들의 시너지 효과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선수들의 조직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올림픽 본선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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