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럽 축구계의 1월 이적시장이 열려 있지만 더이상 김민재와는 상관이 없다. 김민재는 이달 초 베이징궈안의 강력한 잔류 요청을 받아들였다.

축구 관계자들은 중국슈퍼리그의 외국인 정책 변화가 김민재를 잔류시켰다고 전했다. 슈퍼리그는 지난달 말 올해 외국인 선수 정책을 정했다. 이적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건 샐러리캡이다. 외국인 선수는 세후 300만 유로(약 39억 원), 자국 선수는 세후 150만 유로(약 19억 원), 자국 21세 이하 선수는 세전 4만 유로(약 5,159만 원)로 연봉 상한선이 생겼다.

샐러리캡 도입에 따라 중국 구단들은 유럽이나 남미의 슈퍼스타에게 백억 원 넘는 연봉을 안겨주며 영입했던 과거 방식을 쓸 수 없게 됐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스타들을 지켜야 한다. 그동안 오스카르, 헐크,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 등 빅 리그 출신 스타 공격수들을 기용해 온 상하이상강이 전북현대에서 로페즈를 영입한 것 역시 샐러리캡의 영향을 받았다.

김민재 이적설은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의 왓퍼드가 가장 꾸준하게 김민재와 연결된 팀이었다. 에버턴 등 EPL에서 여러 팀이 거론됐고, 그밖에 독일분데스리가 등 다른 리그에서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현재 40위까지 오르면서 영국 노동허가서 발급이 가능해지는 등 이적에 대한 호재가 이어졌다.

김민재는 지난해부터 기회가 있으면 유럽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뜻을 베이징에 꾸준히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국가대표로서 E-1 챔피언십에 소집됐을 때도 유럽으로 가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베이징은 1,000만 파운드(약 152억 원)로 추산되는 ‘적정 이적료’를 제시하는 팀이 있다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샐러리캡 도입 이후 상황을 검토한 뒤 김민재 이적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는 현 소속팀 베이징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입장이다. 프로 선수로서 할일을 다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지만, 실리적인 이유도 있다. 김민재는 마냥 슈퍼리그를 떠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유럽 진출을 목표로 하는 입장에서 오는 여름 이적시장까지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3월 열리는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예선 2경기와 슈퍼리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두루 소화해야 한다.

베이징은 한 차례 동계 전지훈련을 마치고 휴식기에 들어갔다. 설날 연휴를 한국 이상으로 중요시하는 중국 문화에 따라 베이징 선수단 전원이 휴가를 받으면서 김민재 역시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을 얻었다. 베이징의 시즌 첫 경기는 2월 11일 열릴 ACL 홈 경기인데, FC서울이 예선을 통과할 경우 이 경기 상대팀이 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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