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논란 속에 대회 규모와 장소 모두 파격을 감행했던 수페르코파데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가 대회 종료 후에도 말썽이다. 입장권 판매가 턱없이 부족했다는 분석이 나왔고, 발렌시아는 수익을 더 배당해달라며 법정 투쟁을 예고했다. 

스페인의 ‘카데나 세르’는 발렌시아가 스페인축구협회(RFEF)에 대한 민사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수페르코파에서 발렌시아가 받는 배당금이 단 250만 유로(약 32억 원)에 불과한 반면, 레알마드리드는 최소 500만 유로(약 64억 원)를 수령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발렌시아는 법무팀을 가동하며 법적 절차를 준비하는 단계로 들어갔다.

슈퍼컵은 보통 각 나라에서 가장 권위있는 두 대회 FA컵과 1부 리그 우승팀의 단판승부 형태로 벌어진다. 이번 시즌 RFEF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참가팀을 넷으로 늘리고 대회 장소를 사우디아라비아로 옮겼다. 이에 따라 지난 시즌 코파델레이 우승팀 발렌시아, 스페인라리가 우승팀 바르셀로나와 함께 라리가 2위 아틀레티코마드리드, 라리가 3위 레알까지 대회에 참가했다.

4강전에서 발렌시아가 레알에, 바르셀로나가 아틀레티코에 각각 패배하면서 결승은 ‘마드리드 더비’로 열렸다. 우승은 레알이 차지했다. 보통 슈퍼컵에 참가하는 두 팀이 아예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자 대회가 기형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흥행은 실패했다. 대회 장소였던 사우디는 스페인에서 6,000km 넘게 떨어져 있다. 발렌시아측 입장권은 고작 26장 팔렸고 아틀레티코는 50장, 바르셀로나는 300장, 레알은 700장을 판매했다. 각 팀에 할당된 입장권의 고작 9% 판매다. 사우디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판매는 그리 나쁘지 않았으나, 경기장엔 빈자리가 많았다. 각 팀 할당 티켓을 현지팬이 구매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스페인에서 사우디로 날아간 '원조' 팬들은 1,00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 홈 팬들에게서 수페르코파 관람 기회를 박탈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발렌시아의 소송 움직임은 이런 비판 여론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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