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공항] 유지선 기자= 김도훈 감독이 휴식기를 어느 때보다 조용히 보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털어놓았다.

울산 선수단이 1차 동계훈련을 떠났다. 울산은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1차 동계훈련지인 태국 치앙마이로 출국했다. 김인성 등 기존 선수들을 비롯해 새로 합류한 정승현, 고명진, 원두재도 동계훈련을 떠나기 위해 인천공항에 모였다.

김도훈 감독도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나타났다. 김도훈 감독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인터뷰 등 언론과의 만남도 자제했다. 흔한 목격담 하나 없었을 정도다.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도훈 감독은 “시즌을 마친 뒤 실망감과 미안한 마음 때문에 밖에 나갈 수가 없더라. 가족들과 집에서 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도훈 감독은 “집에서 명상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서 잘못했던 점, 그리고 잘했던 부분들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길게 가진 것”이라면서 “새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다시 잘 준비해야 한다”며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고 했다.

울산은 이적시장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믹스, 김보경, 김승규 등 팀의 핵심 선수들이 이적한 것이다. 임대 기간을 마친 믹스는 원소속팀으로 돌아갔고, 김보경은 전북, 김승규는 J리그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김도훈 감독은 선수들의 선택에 섭섭하지 않는지 묻는 질문에 “섭섭함보다 프로 선수들은 욕심과 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선수들의 입장도 있고, 팀 사정도 있기 때문에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나 전북에 핵심 선수들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은 못내 아쉬운 눈치다.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한승규와 MVP를 수상한 김보경을 모두 전북이 데려갔다는 것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던 김도훈 감독은 “김승규도 일본에서 복귀할 때 친정팀 울산 와줬다. 이렇게 빨리 떠나게 될 줄은 솔직히 몰랐다. 그래도 선수의 꿈을 위해 간다는데 응원해줘야 한다. 선수들이 잘되는 길이라면 지도자인 나도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 상황을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울산은 지난 시즌 전북현대와 치열한 우승경쟁을 펼쳤다. 시즌 초반만 해도 전북의 대항마로 꼽혔지만, 오히려 전북보다 높은 위치에 서서 우승 레이스를 주도했다. 그러나 울산은 비기기만해도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포항스틸러스와의 최종전에서 패했고,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하며 눈물을 삼켰다.

두 번의 아픔은 없다는 생각이다. “우리 팀이 잘 되는 것이 새해소망”이라던 김도훈 감독은 “울산이 항상 목표로 하는 우승이 지난 시즌에는 좀 아쉽게 됐는데, 올해는 목표를 향해 전진하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 작년은 마지막에 웃지 못했지만 올해는 마지막에 꼭 웃을 수 있는 해로 만들고 싶다”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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