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산] 유지선 기자= 한국이 일본을 꺾고 E1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남자부 마지막 3차전 경기에서 한국이 황인범의 결승골에 힘입어 일본에 1-0 승리를 거뒀다. 3전 전승을 기록한 한국은 숙적 일본을 꺾고 E1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벤투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 회복 시간이 부족했는데 악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이 완벽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일수록 희생하는 플레이가 중요한데 선수들이 그렇게 잘 해줬다”며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희생을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광범위한 의미가 담긴 단어지만, 여기서 벤투 감독이 말한 희생은 동료들을 생각해 그라운드 위에서 한발 더 뛰는 것을 의미했다. 실제로 한국은 한일전에서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들이 공을 가지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상대를 흔들었다.

수비할 때도 너나할 것 없이 적극적으로 압박을 펼쳤다. 공격권을 뺏기면 전방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면서 높은 위치에서 공격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 덕분에 강도 높은 압박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었다. 후반전에 힘을 비축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압박을 느슨하게 했던 상황을 제외하고 말이다.

일본 취재진도 한국의 강한 압박에 혀를 내둘렀다. 경기 종료 후 벤투 감독에게 “강한 압박을 통해 골까지 만들어냈는데, 득점에 실패했다면 후반전에도 압박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었는가”라고 물으며 놀라워했을 정도다.

MVP를 차지한 황인범의 생각도 같았다. 황인범은 “수비를 비롯해 골키퍼 (김)승규 형도 잘 버텨줬다. 공격 쪽에서도 힘들었을 텐데도 계속해서 상대를 압박하며 뛰어주고 희생해줬다. 동료 선수들의 희생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선수들의 희생을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꼽았다.

한국은 개최국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고, 최초로 무실점 우승을 자치하는 등 이번 대회에서 각종 진기록을 썼다. 개인상도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 황인범이 MVP, 김민재가 베스트 수비상, 김승규가 베스트 골키퍼상을 거머쥐었다. 비록 개인상은 세 선수의 몫으로 돌아갔지만, 이번 대회에서 일궈낸 값진 성과는 그라운드 위에서 누구랄 것 없이 한발 더 뛴 선수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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