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산] 유지선 기자= ‘반도 다이크’ 김민재(베이징궈안)에게 아시아 무대는 좁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대회였다.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남자부 마지막 3차전 경기에서 한국이 황인범의 결승골에 힘입어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E1 챔피언십에서 3전 전승을 기록한 한국은 숙적 일본마저 꺾고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이번 대회의 화두 중 하나는 ‘김민재의 재발견’이다. 김민재는 홍콩, 중국, 일본과 차례로 가진 3경기에서 범접할 수 없는 클래스를 보여줬다. 190cm의 큰 키를 활용한 수비는 웬만한 공격에도 쉽게 뚫리지 않았다. 김민재는 한일전에서도 전반 11분 일본이 역습을 시도하려 하자 재빨리 나와 공을 걷어내면서 상대의 흐름을 깔끔하게 끊어냈다.

공격만이 아니다. 김민재는 패스의 줄기가 보일 땐 주저하지 않고 전방으로 정확한 롱패스를 찔러줬고,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상대의 페널티박스 안에 들어가 헤딩을 시도했다. 

실제로 김민재의 높이는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전반 8분 주세종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한 것이 골대를 강타하며 상대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2차전 중국전에서 나온 득점 장면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상대 선수로선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모두 넘기가 버거운 상대였다. 

일본 축구매체 ‘풋볼존’도 경기 종료 후 김민재를 집중 조명하면서 “일본이 한국을 공략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김민재의 존재였다”고 언급했다. 한국 매체에서 김민재를 리버풀의 버질 판다이크에 빗대 ‘반도 다이크’라고 부른다는 사실도 함께 전했다. 

베이징궈안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는 최근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다수의 팀과 연결되고 있다. 왓퍼드, 에버턴 등 여러 팀이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김민재도 “이제 더 큰 무대로 나가서 11명이 다 잘하는 선수들과 함께 뛰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봤다. 유럽으로 갔으면 좋겠다”라며 유럽행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유럽 무대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다. 이에 대해 김민재는 “나는 아시아 무대가 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며 손사래를 쳤지만, 김민재에게 아시아 무대는 확실히 좁아보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