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산] 유지선 기자= 한국 지휘봉을 잡은 뒤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파울루 벤투 감독이 선수 구성에 변화가 많았지만 중심축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흡족해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남자부 마지막 3차전 경기에서 일본에 1-0으로 승리했다. 3전 전승을 기록한 한국은 숙적 일본을 꺾고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며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전반 27분 황인범의 선제골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전반 27분 김진수가 내준 공을 황인범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멈춰 세운 뒤 왼발로 강하게 슛을 해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이 골은 이날 경기의 향방을 가른 결승골이 됐다.

벤투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게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면서 “중요한 건 경기 내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매 순간 선수들이 잘 이해해줬고, 흐름을 이해해줬다는 사실이다. 정당한 승리라고 생각한다. 회복 시간이 부족했는데 이런 조건 속에서도 완벽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아래는 파울루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 경기 소감

경기 소감을 말씀드리기 전에 선수들에게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함께 고생해준 스태프들과 밖에서 팀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좋은 경기였다. 잘하는 두 팀이 모두 치열하게 경기했다. 중요한 건 경기 내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매 순간 선수들이 잘 이해해줬고, 흐름을 이해해줬다는 사실이다.

정당한 승리라고 생각한다. 상대에게 완벽한 골 찬스를 내주지 않았고, 반대로 우리는 추가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찬스를 많이 만들었다. 고비도 있었지만 오늘 같은 경기에서는 충분히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희생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그렇게 해줬다. 회복 시간이 부족했는데 이런 조건 속에서도 완벽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 선수들에게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

- 이정협 대신 권경원 투입, 막판 코너킥 찰 땐 시간을 끄는 부분도 있었는데 사전에 주문한 것인지?

경기 전부터 적은 스코어차로 승리할 거라고 예측할 수는 없다. 매순간 경기 흐름을 잘 읽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체 같은 경우는 그 순간에 뒤에서 수비를 두텁게 하고, 파이브백으로 경기장을 넓게 커버하고 빠른 선수로 전방에서 대기할 수 있도록 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시간지연은 많은 선수들이 쓰는 전략이기 때문에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이번 대회가 다음 소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이번 대회를 통해 발견한 것?

이번 대회는 다른 유형의 대회였다. 월드컵 예선과 단순히 비교하긴 어렵다. 다른 유형의 선수들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았고, 우리와 함께한 선수도 2명이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축이 유지된 채 대회를 치르는 것이 중요했다. 보름간 다른 선수들도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중심축이 잘 유지된 채 대회를 치렀다.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고, 코칭스태프는 유럽에서 경기를 많이 보면서 3월에 있는 월드컵 예선을 차근차근 준비해나갈 것이다. 지금과 3월 명단과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을 것 같다.

- 오늘 경기 전략에 대해 묻고 싶다. 전반전 전방 압박 통해 득점도 가능했는데, 0-0으로 무승부로 마쳤다면 후반전에도 이런 전략을 유지할 생각이었나? (일본 언론)

오늘 수비전략은 명확했다. 1차 빌드업을 압박을 통해 저지하려고 했다. 골키퍼부터 시작하는 일본의 빌드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다양한 형태를 분석했고 방해하려 했다. 90분 내내 전방압박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전방 압박을 할 때와 미드필더에서 압박할 때를 정했다. 빠른 윙어를 활용해서 역습을 나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 전략도 몇가지가 있었다.

이런 전략들이 오늘 승리의 핵심이 된 것 같다. 우리의 색을 유지하면서 좋은 경기를 했다는 것이 만족스럽다. 0-0 무승부로 전반전을 마쳤다면, 후반전에도 전방 압박 기조를 유지했을 것 같다. 전반전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후반전에는 내려서서 숨을 고르면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후반에 실수를 하긴 했지만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 1년을 마쳤는데 평가와 향후 계획

긴 여정이다. 핵심 목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긴 여정을 시작했다. 25경기를 치렀지만, 아시안컵 8강전과 브라질전 2패에 불과하다. 15승 8무 2패를 기록했는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 우승은 선수들이 이뤄낸 것이고, 아시안컵 실패는 나로 인한 것이다. 중요한 건 우리의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고, 어떻게 이 우승을 달성했는지가 중요하다. 1년 동안 확실하게 우리의 색을 확립했다고 생각한다. 축구를 아시는 분들은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고 생각하실 거라고 믿는다. 확신을 가지고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이에 대한 믿음이 있고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이 기조를 유지하면서 준비해갈 생각이다. 선수들이 잘 휴식한 뒤 내년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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