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산] 유지선 기자= 날카로운 발끝을 자랑하던 황인범이 돌아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인 대회였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남자부 마지막 3차전 경기에서 일본에 1-0으로 승리했다. 3전 전승을 기록한 한국은 숙적 일본을 꺾고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벤투 감독은 일본을 상대로 빠른 발을 가진 공격수들을 측면에 세웠다. 이정협이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고, 나상호와 김인성이 좌우 측면에서 공격을 도왔다. 중원에서는 황인범과 주세종, 손준호가 호흡을 맞췄고, 4백은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김태환이 구축했다. 골문은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지켰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일본을 몰아붙였고, 결국 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27분 김진수가 내준 공을 황인범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멈춰 세운 뒤 왼발로 강하게 슛을 해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일본 수비수 3~4명이 몸으로 황인범의 슈팅을 방해하려 했지만 공은 그대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벤투 감독의 애정을 듬뿍 받는 황인범이 1차전 홍콩전에 이어 3차전 한일전에서도 선제골로 포문을 연 것이다.

황인범은 포지션상 많은 골을 터뜨리는 선수는 아니다. 이번 대회 전까지 A매치 21경기에서 1득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황인범에게 A매치 골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A대표팀 붙박이 멤버로 자리 잡은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황인범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4번째 경기 파나마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고, 이후 벤투 감독에게 중용을 받았다. A매치 데뷔골 이후 15경기에서 침묵하긴 했지만, 지난 11일 홍콩과의 1차전에서 전반전 추가시간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길었던 무득점 기록을 깼고, 7일 만에 다시 득점포를 가동해 한일전 승리에도 일조했다.

사실 황인범은 최근 비난의 대상이 됐다. 기성용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공수 연결고리를 비롯해 양질의 패스 공급 등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정확한 킥도 꾸준히 지적받는 문제점이었다.

그러나 황인범은 중원에서 많이 뛰면서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했고, 선제골까지 터뜨리며 한국에 값진 승리를 안겼다. 비난을 딛고 이번 대회에서 자신감을 되찾은 황인범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