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산] 유지선 기자=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일본에 아쉬운 패배를 당하면서 우승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젠 벤투호의 차례다.

17일 부산 구덕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여자부 마지막 3차전 경기에서 한국이 일본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14년 만에 우승을 노렸지만,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면서 3전 전승을 거둔 일본에 우승트로피를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전반전 일본의 공세를 버텨낸 뒤, 상대가 힘이 빠진 틈을 타 역습을 펼치려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실수로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후반 41분 심서연의 핸들링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준 것이다. 이번 대회 우승팀을 결정지은 골이자, 한국과 일본의 표정을 가른 장면이었다.

벨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시상대에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심장에 칼이 꽂히는 기분이었다”며 다소 격한 단어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진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한마디였다. “일본에 지고 싶지 않다”고 외쳤던 선수들도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벤투호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E1 챔피언십 마지막 3차전 경기를 갖는다. 맞대결 상대는 일본이다. 앞서 치른 두 경기에서 나란히 2연승을 거둔 한국과 일본은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 여부를 가린다.

한국은 E1 챔피언십에서 총 4회로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5년, 2017년에 잇달아 정상에 오르면서 2연패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한국에서 E1 챔피언십이 두 차례 개최됐는데, 2005년 참가팀 중 최하인 4위에 그쳤고, 2013년에는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일본을 꺾을 경우 한국은 3회 연속 우승을 비롯해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벤투호가 여자축구 한일전 패배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E1 챔피언십에서 기분 좋은 역사를 쓸 수 있을까. 한국은 이번 한일전에서 얻을 것이 참 많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