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산] 유지선 기자=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콜린 벨 감독이 일본이 우승 시당대에 오르는 것을 보고 심장에 칼이 꽂히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며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17일 부산 구덕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여자부 마지막 3차전 경기에서 한국이 일본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14년 만에 우승을 노렸지만,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면서 일본에 우승트로피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경기서 한국은 일본의 공세를 잘 버텨냈다. 1,2차전에서 12골을 몰아친 일본도 80분 동안 한국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절절맸다. 하지만 후반 41분 한국은 심서연의 핸들링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윤영글 골키퍼가 모미키 유카가 찬 킥의 방향을 잡아냈지만 간발의 차로 막아내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치른 첫 대회를 1승 1무 1패, 준우승으로 마친 벨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우선 일본에 우승을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일본이 시상식에 오를 때 심장에 칼이 꽂히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패하면 안 되는 경기였고,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0-0 무승부로 가져갈 수 있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2~3분을 남겨두고 불필요한 파울로 인해 패했다”면서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실망스럽지 않았다”라며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아래는 콜린 벨 감독과의 일문일답

- 경기 소감

우선 일본에 우승을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0-0 무승부로 가져갈 수 있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2~3분을 남겨두고 불필요한 파울로 인해 패했다. 흥분하지 말라고 당부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실망스럽지 않았다.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통해 박스 안에서는 절대 실수해선 안 된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페널티킥 관련해서는 일본 선수가 공을 찼을 때 심서연 선수의 팔에 맞았다. 슛이 너무 빨랐고, 심판도 휘슬을 빠르게 불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점유율을 가져가지 못한 것이 전체적인 문제였다. 박스 근처에서 공을 놓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일본이 시상대에 오를 때 심장에 칼이 꽂히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패하면 안 되는 경기였고,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

만족스럽고 긍정적인 것은 선수들이 에너지가 넘쳤고, 일본을 상대로도 전술적으로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더 많은 찬스를 가지고 갈 수 있어야 한다. 결정력도 중요하다. 오늘 경기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또다른 학습 효과는 박스 안에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플레이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 베테랑과 어린 선수를 두루 기용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가 하고자하는 플레이와 조건에 부합하는 선수라면 발탁할 것이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 상황 때문에 이번 대회에 발탁할 수 없었던 선수들이 있었다. 내년 1월에는 19세 이하의 선수들도 발탁해서 실험해보고 싶다.

- 직접 지휘하면서 느낀 것?

수비 안정성은 긍정적이었다. 3경기에서 모두 많은 찬스를 내주진 않았다. 최근에 치른 경기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 대회의 강도가 훨씬 높았다는 것은 긍정적이었다.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 쉽게 잃는 점, 그리고 주도권 등 개선해야 할 부분들도 많다. 이런 것들은 선수들이 차차 적응해가야 할 부분이다.

경기 결과가 굉장히 아쉽다. 선수들이 많은 노력을 했고, 충분히 승리할 자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픈 플레이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우리 선수들이 서로의 등을 토닥이기보다는 패배를 통해 뼈저르게 느끼고 배워나가길 바란다. 결과는 달라지지 않겠지만 선수들이 지금까지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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