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허인회 수습기자= 레드불잘츠부르크가 올시즌 돌풍의 주역 삼인방을 한꺼번에 잃을 위기에 처했다. 지난 시즌 아약스 선수 유출보다 더 빠르다.

겨울 이적시장을 앞두고 잘츠부르크의 에를링 홀란드, 황희찬, 미나미노 다쿠미 세 선수의 거취는 뜨거운 관심사다. 이들은 ‘2019/2020 오스트리아분데스리가’에서 잘츠부르크를 1위(승점 43)로 이끌고 있는 주역이다. 리그에서 홀란드(16골), 황희찬(6골), 미나미노(5골) 세 선수는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잘츠부르크의 골득실은 무려 +43이다.

셋은 유럽무대에서도 실력을 입증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조별리그에서 강호 리버풀, 나폴리를 상대로 준수한 경기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때도 중심에는 삼인방이 있었다. 홀란드 8골 1도움, 황희찬이 3골 3도움, 미나미노가 2골 3도움씩 올렸다. 셋은 잘츠부르크가 조별리그에서 터뜨린 16골 중 13골을 뽑아냈다.

이 같은 활약에 빅리그에서는 세 선수를 두고 발 빠른 영입전 태세를 취했다. 미나미노의 이탈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인다. UCL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시즌 EPL 1위로 순항 중인 리버풀과 연결됐다. 잘츠부르크 관계자는 “리버풀과 이적 협상 중인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미나미노와 잘츠부르크의 계약서에 명기된 바이아웃 금액은 725만 파운드(약 115억 원)로 리버풀 입장에선 부담이 적다. 미나미노가 리버풀에서 당장 주전급 선수로 투입될 가능성은 낮지만, 교체 멤버로는 활용될 수 있는 자원이다. 성장 가능성 등도 리버풀이 투자할 가치를 느끼기에 충분해 보인다.

19세 홀란드는 194cm의 체격을 지닌 '정통파' 공격수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유벤투스, 아틀레티코마드리드, 바이에른뮌헨을 포함해 20개 넘는 구단이 홀란드에게 관심을 표했다. 최근에는 도르트문트행에 무게를 싣는 정황이 알려졌다. 독일 ‘키커’는 12일(한국시간) “홀란드가 도르트문트 공항에 도착했다. 이적을 위한 단계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도르트문트 지역지 '루어나흐리히텐'과 '라디오 91.2' 역시 같은 내용의 보도를 다뤘다.

황희찬은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지켜보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 10월 안필드에서 열린 UCL 리버풀전 때 피르힐 판다이크를 제치고 득점해 이목을 끈 바 있다. 울버햄턴, 아스널, 크리스탈팰리스가 관심을 보이는데, 그 중 울버햄턴이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2일 “이적 시점은 내년 여름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황희찬을 영입한 뒤, 잘츠부르크로 다시 임대를 보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적료는 최소 1,600만 파운드(약 253억 원)에서 최대 2,100만 파운드(약 331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빅클럽에서 잘츠부르크의 유망한 선수들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현상은 지난 시즌 아약스가 처했던 상황과 비슷하다. 아약스는 ‘2018/2019 UCL’에서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프렝키 더용, 마티스 더리흐트 등이 중원과 수비에서 맹활약했다. 바르셀로나 이적이 사전 확정돼 있던 더용이 가장 먼저 떠났고, 더리흐트는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핵심 멤버를 잃은 아약스는 올시즌 네덜란드에레디비시 1위를 유지 중이지만, 수준이 높은 UCL에서는 선전에도 불구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잘츠부르크는 아약스보다 더 이른 타이밍에 핵심 자원들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 겨울 이적시장을 앞두고 빅리그에서 세 선수들을 확보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잘츠부르크는 엄청난 성장을 이룬 삼인방을 한 시즌도 채 활용하지 못하고 모두 내보야 할 상황에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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