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선수 교체 없이 자유롭게 포메이션을 바꿀 수 있는 리버풀 특유의 전술 운용이 레드불잘츠부르크의 토너먼트 진출 희망을 좌절시켰다.

1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 위치한 레드불 아레나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E조 6차전에서 리버풀이 잘츠부르크에 2-0 승리를 거뒀다. 승리하는 쪽은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던 경기를 리버풀이 따내며 조 1위(승점 13)로 16강에 진출했다. 같은 시간 헹크를 꺾은 나폴리가 조 2위(승점 12)로 생존했다. 조 3위 잘츠부르크(승점 7)는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로 떨어졌다.

전반전은 팽팽했다. 두 팀 모두 수비라인을 전진시키고 선제골 쟁탈전을 벌이는 양상이었다. 잘츠부르크의 공격력은 리버풀에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미나미노 다쿠미의 패스에 황희찬, 에를링 홀란드가 날리는 슛이 위협적이었다. 리버풀은 주전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의 슛이 조금씩 빗나갔다.

먼저 전술 변화를 준 쪽이 리버풀이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4-3-3이었던 포메이션을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4-2-3-1에 가깝게 바꿨다. 선수 교체 없이 포메이션을 바꾸는 건 리버풀이 지난 시즌부터 애용한 대표적 전략이다. 중앙 미드필더 중 나비 케이타가 오른쪽 윙어로 전진하고 기존 스리톱은 각각 살라가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섀도 스트라이커, 사디오 마네는 왼쪽 윙어로 배치된다. 포메이션 싸움에서 변화를 줄 필요가 있거나, 공격수 피르미누가 무기력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된다.

공격수가 피르미누에서 살라로 바뀌자, 리버풀 스트라이커의 역할은 연계 플레이에서 수비 배후 침투로 바뀌었다. 수비라인이 한껏 전진해 있던 잘츠부르크를 상대하기에는 살라가 더 나았다. 피르미누는 이날 팀 플레이 측면에서 높은 기여도를 보였으나 슛은 한 번도 날리지 못했다.

전술 변화가 곧장 효과를 봤다. 후반 12분 마네의 크로스를 케이타가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케이타의 위치가 더 공격적으로 바뀐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단 1분 뒤에는 살라가 수비 배후로 침투해 골을 터뜨렸다. 전반전에 몇 차례 득점 기회를 놓쳤던 살라는 후반에 공격수로 이동한 뒤 더 노골적으로 잘츠부르크 수비의 배후를 노렸고, 후반에만 두 차례 기회를 놓친 뒤 2전 3기 끝에 득점에 성공했다.

리버풀은 두 골 차로 앞선 뒤 잘츠부르크가 공격수를 거푸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하자, 후반 30분 피르미누를 빼고 미드필더 제임스 밀너를 투입하며 수비적인 교체로 대응했다. 클롭 감독은 원래 장점이었던 패기에 노련함까지 장착하며 지난 시즌 UCL 우승을 달성했다.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16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한 위기 상황에서도 노련미를 발휘하며 생존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