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허인회 수습기자= 올시즌 K리그는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최초로 K리그1, 2 합계 총관중 230만 명을 돌파했다. K리그는 올해 초 220만 명을 목표로 설정했는데 목표치를 상회한 수치다. K리그1은 경기당 평균관중 8,000명을 넘어섰고, K리그2는 사상 최초 총관중 50만 명을 유치하는 등 각종 흥행 신기록을 쏟아냈다.

관중수가 유료티켓을 구입해 경기장에 입장한 관중만 집계한 것이라는 점은 관중증대에 의미를 더한다. K리그는 과거 횡행했던 관중수 부풀리기, 무료표 남발 등 관행을 지양하고, 관중 확보와 구단의 재정건전성 강화 간 연결고리를 강화하고자 했다. 2018년부터는 '유료관중집계' 정책을 실시했다. 2019시즌은 유료관중만으로도 무료관중까지 포함했던 2017년 이전보다 많은 관중수를 기록한 첫 해로 기록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0일 흥행 요인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첫 번째 요인은 각 구단의 전력이 평준화되며, 순위경쟁구도가 흥미로워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예측하기 힘든 결과가 펼쳐졌다. 특히 울산과 전북의 우승경쟁이 최종라운드까지 치열하게 전개됐다. 두 팀은 1~38라운드까지 6차례나 1위 자리를 맞바꿔가며 선두 경쟁을 했다. 두 경기장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최종라운드 결과에 따라 우승팀이 갈린 것도 K리그 최초였다. 이로 인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우승트로피와 시상식 준비도 울산과 전주 두 경기장으로 나눠 준비했다.

파이널라운드에 접어들면서 서울과 대구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서울이 1~38라운드까지 지속적으로 3위 이상의 순위를 유지했지만, 파이널라운드(34라운드)에 접어들 당시 승점은 54점으로, 4위 대구(승점50)와 간격이 좁혀졌다. 34~37라운드까지 4경기에서 서울은 1무 3패, 대구는 1승 1무 2패를 거두며, 마지막 38라운드 때는 서울과 대구의 승점 차가 단 1점(서울 55, 대구 54)이었다. 결국 최종전에서 양 팀이 무승부를 거두며 서울이 3위를 지켰다.

경남, 인천, 제주의 강등권 경쟁도 흥행에 도움을 보탰다. 세 팀은 10·~38라운드까지 10~12위권 경쟁을 지속했다. 승점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으면서 한두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어질 수 있는 관계가 유지됐다. 제주는 최하위였으나 파이널라운드에 접어들면서 경남과 비기고, 인천을 꺾는 등 마지막까지 순위경쟁을 이어갔다. 하지만 제주는 37라운드에서 강등이 확정됐고, 최종전 결과에 따라 경남이 승강플레이오프로 떨어졌다.

경기 막판까지 몰입도를 높여, 90분을 꽉 채운 느낌을 준 점도 K리그 흥행 요소로 꼽힌다. K리그1은 90분 이후 득점이 52골(전체 593골 중 9%)로 지난 시즌 40골(전체 620골 중 6%)에 비해 증가했다. K리그2는 득점이 작년 경기당 평균 2.36골(430골)이었지만, 올해 평균 2.74골(500골)로 늘었다. 0대0 경기도 감소했다. K리그1은 지난 시즌 무득점 경기가 23경기였지만, 올시즌 21경기로 줄었다. K리그2도 13경기에서 12경기로 1경기 감소했다. 연맹은 2011년 이후 8년 만에 ‘5분 더 캠페인’을 부활시키며 재미있는 경기, 의도적 지연이 없는 경기, 90분 동안 끝까지 경기장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는 열정적인 경기를 독려했다.

조현우, 문선민, 김보경, 정승원, 오세훈 등 인기 선수들을 활용한 ‘스타마케팅’도 성공적이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K리그는 오랜 기간 ‘스타’ 기근 현상을 겪었다. K리그 또는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대부분 해외 무대로 진출했다. 팬들의 이목을 끌만한 스타성 있는 선수가 부재했다. 2019시즌에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들을 비롯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활약하며 K리그 인기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거둔 U20 대표팀은 21명 중 15명이 현역 K리그 소속 선수들로 구성돼 있었다. 많은 선수들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K리그로 돌아와 각자의 소속팀에서 활약했다. 각 구단들은 이 선수들을 활용해 각종 행사와 컨텐츠를 기획하며 관중유치에 노력했다. 이와 더불어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한 이동국, 박주호의 축구 외적인 인기도 K리그를 알리는 데 힘을 더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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