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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축구 선생님, 리버풀에서 ‘꿈의 DNA’를 찾다
김동환 기자 | 승인 2019.12.04 08:53

 

[풋볼리스트=리버풀(영국)] 김동환 기자= 영국 리버풀 교외의 한적한 동네에 낯선 얼굴의 한국인 4인방이 나타났다. 축구화에 트레이닝복 차림의 이들은 굳은 철문을 열고 비밀의 공간에 입장했다. ‘유럽챔피언’ 리버풀FC의 현재와 미래가 담긴 곳이다. 

리버풀의 유소년 시스템은 ‘축구 종주국’ 영국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스티븐 제라드, 마이클 오언 등 걸출한 레전드부터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등 현재진행형 선수들을 배출한 곳이다. 7세부터 합류해 성인 무대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교육이 진행된다. 리버풀의 미래가 담긴 ‘리버풀 아카데미’에 나타난 4인방은 한국의 ‘우리동네 축구 선생님’들이다. 

각각 광주, 마산, 안성, 제주에서 족히 20시간 이상의 여정을 마다하지 않고 리버풀까지 찾아온 것은 더욱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한 배움의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각 지역에서 취미, 엘리트 선수들을 지도하느라 매일 구슬땀을 흘리지만, 특별한 기회를 맞이해 시간을 냈다. 

리버풀의 공식 스폰서인 스탠다드차타드가 한국의 SC제일은행을 통해 지난 10월 개최한 ‘SC유스컵’의 1~4위 팀의 지도자들이기도 하다. 초등 5학년 이하가 출전하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광주베스트일레븐FC의 조성진 감독은 선수들을 이끌고 리버풀을 찾았고, 2~4위를 차지한 사랑스포츠 김기수 감독, 마산N.FC 나진성 감독, 제주유소년FC 장윤성 감독은 유소년 지도자 연수의 기회를 부여 받았다.

이들을 맞이한 것은 리버풀 아카데미에서 지도자 교육과 선수 육성을 총괄하는 스티븐 질레스피코치다. 7살에 리버풀 유소년팀에 입단해 26세까지 영국에서 프로 선수생활을 하고 지도자로 변신했다. UEFA A라이선스를 보유했다. 유소년 단계 다양한 레벨의 선수들을 지도하는 리버풀만의 비법을 두 차례의 코칭 세미나와 한 차례의 실제 트레이닝 세션을 통해 전수했다. 

저연령 선수 교습법의 기술적인 틀에서 차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리버풀만의 비법은 디테일에 숨어있었다. 스티븐 코치는 연령에 맞는 동기 부여를 통해 엘리트와 취미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축구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본을 강조했다. 지도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스티븐 코치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감독의 마음가짐부터 모든 것이 시작한다. 스스로 지도하는 선수들이 최고의 자원이라고 생각하고 자부심과 믿음을 가져야 한다”며 “누군가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고, 누군가는 축구를 통해 즐거움만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선 순간 스스로 자신이 뛰는 순간이 최고의 순간이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저연령 선수들은 실수는 해도 실패는 없다. 실수는 오히려 배움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회다”며 “지도자부터 성적에 대한 부담을 떨치고, 질타가 아닌 지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한국의 현실은 동떨어져있다. 저연령부터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리버풀을 찾은 조성진 감독은 “저연령 선수 교습법의 기술적인 틀에서 차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리버풀만의 비법은 디테일에 숨어있었다”며 “연령과 각자의 수준에 맞는 동기 부여를 통해 엘리트와 취미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축구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본을 강조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지도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차례 지도자 세미나 사이에 펼쳐진 실전 훈련 세션에서는 세미나를 통해 배운 교습법을 체험했다. 이론을 실제로 현장에 접목하는 시간이었다. ‘특급 도우미’도 있었다. SC제일은행의 마케팅부 김동학 부장이다. 20년 넘게 전문 금융인의 길을 걸은 그는 사실 1990년대를 주름잡은 ‘태극전사’다. FC서울 최용수 감독과 동래고 동기 사이인 그는1991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남북 단일 ‘코리아팀’ 소속으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과 1993년 제1회 동아시안컵 대표 등을 지냈다. 안양LG에 지명됐지만 실업팀의 길을 선택했고, 현역 은퇴 후 은행원으로 지냈다. 축구화를 벗은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열정은 변하지 않았다. 

김동학 부장은 SC유스컵의 주관사인 담당자로 리버풀을 찾았지만, 실전 훈련 세션에서 ‘만렙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차원이 다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 만의 훈련 첨삭은 참가한 한국의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리버풀의 코치진들까지 감탄시켰다. 스티븐 코치는 “한국에서 온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더욱 많은 배움을 얻어갈 수 있도록 전달력을 극대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훈련 의 효율과 수준을 높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국내에서 개최된 유소년 대회를 통해 천금 같은 배움의 기회를 얻은 이들은 이제 각자의 ‘우리동네’에서 리버풀에서 습득한 DNA를 선수들에게 모두 전수한다는 각오다. 대회 준우승팀 자격으로 지도자 연수에 참가한 사랑스포츠 김기수 감독은 “한 차례 배움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국내 유소년 선수들의 상황에 맞게 리버풀의 교습법을 접목시켜 아이들이 더욱 즐겁게 그라운드를 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리버풀에서 얻은 배움의 무게가 앞으로의 책임감으로 다가온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 유소년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 SC제일은행 측은 “앞으로도 리버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 축구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핵심 기업 가치인 '휴먼'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리버풀을 찾은 광주베스트일레븐FC는 4일(현지시간) 리버풀에서 현지 유소년팀과 친선 경기를 가지고, 리버풀과 에버턴의 2019/2020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할 예정이다.

사진=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maes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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