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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역사상 최고 문제아' 마라도나의 미공개 자료로 가득한 영화 <디에고>
김정용 기자 | 승인 2019.12.04 08:53

[풋볼리스트] 12일 개봉하는 영화 <디에고>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미리 공개됐다. 펠레와 함께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디에고 마라도나의 일대기를 꼼꼼하게 재구성한 영화다. ‘풋볼리스트’는 축구 전문 매체로서 축구적 측면에 맞춰 영화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마라도나는 프로 데뷔 2년차인 1977년부터 나폴리를 떠난 1990/1991시즌까지 대략 14년 정도 위대한 선수로서 상대팀을 굴복시키고 다녔다. 그 중에서도 전설로 남은 건 나폴리에서 보낸 7시즌(1984~1991)이다. 마라도나는 ‘안티 히어로’인 자신을 꼭 닮은 변방 구단 나폴리를 이탈리아세리에A 2회, 코파이탈리아 1회, UEFA컵 1회 우승으로 이끄는 초인적인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이 기간 중 월드컵 결승에 두 번 올라 한 번 우승했다. <디에고>는 마라도나가 나폴리에서 신이 되었다가 지옥으로 추락한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마라도나는 나폴리를 이탈리아 정상으로 끌어올리며 엄청난 추앙을 받지만, 한편으로는 카모라(나폴리 마피아)를 가까이하고 여동생의 친구가 낳은 아들을 부정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벌이고 다닌다. 신적인 존재로 군림하던 그는 서서히 문제를 일으키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꺾은 일을 계기로 이미지가 급격하게 추락한 끝에 마약 사범으로 실형을 선고받기에 이른다. 영화는 몰락한 마라도나가 나폴리를 쫓기듯 떠나고, 2016년이 되어서야 아들을 인정했다는 후일담까지 보여준다.

축구팬들에게 이 영화가 특별한 건 축구 역사상 최고 선수가 어떻게 성장하고 생활하는지 내밀하게 남아 있던 기록을 모아 공개했기 때문이다. 마라도나의 어린 시절 지인과 나폴리 시절 코치 등을 취재해 증언을 듣고, 영상 기록물을 수집해 ‘마라도나의 알려지지 않은 500시간’을 확보했다. 축구사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는 흔히 펠레와 마라도나가 꼽히고, 리오넬 메시가 이들을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펠레의 어린 시절은 1950년대라 영상이 남아있을 리 없다. 메시의 어린 시절 영상은 유튜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영화는 놀랍게도 어린 시절 마라도나의 영상을 전달한다. 성인이 됐을 때와 달리 마른 체형이지만, 그때부터 자유자재로 공을 몰고다니는 마라도나의 왼발 드리블을 볼 수 있다.

마라도나의 나폴리 및 아르헨티나 대표팀 활약상이 극장 스크린에 펼쳐지는 건 그 자체로 특이한 체험이다. 수많은 태클을 당하면서도 다이빙을 하지 않고 뛰어넘어 달려가는 왼발 드리블은 약 5년 전의 메시와 비슷하다. 왜 메시가 유소년 시절부터 마라도나의 진정한 후계자로 불렸는지 플레이스타일을 보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넣은 ‘신의 손’ 장면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마라도나는 이 골을 넣고 나서 “신의 손이 조금 도와줬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영화를 보면 “내가 아니라 신이 하신 것”이라는 말은 마라도나가 전에도 썼던 일종의 말버릇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마라도나는 최근의 기행으로도 잘 알려져 있듯 감정기복이 심하고 지나치게 솔직한 성격이다. 영화에는 마라도나의 솔직한 얼굴이 잘 드러나 있다. 나폴리에 도착한 마라도나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친화력으로 ‘궁핍한 나폴리 시민의 영웅’으로 급부상한다. 나중에 이탈리아 매체들이 적대적으로 돌아서자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리포터의 뺨을 툭툭 치기도 한다. 훗날 결혼하게 되는 아내 클라우디아 빌라파네에 대한 애정을 밝히는 동시에 여러 여자를 만나고 다니고, 그중 한 명이 낳은 아들을 부인한다. 경찰이 도청한 마라도나의 통화에서 마약과 매춘이 거론된 것도 직접 들을 수 있다.

나폴리 시민들이 마라도나에게 보내는 미친 사랑은 축구가 얼마나 사람을 흥분시킬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준다. 마라도나의 활약에 충격을 받은 축구팬 5명이 말 그대로 기절했다는 뉴스가 방송된다. 나폴리가 우승한 날 길바닥에 누워 괴성을 지르는 시민들은 거의 눈이 뒤집혀 있다. 공동묘지에 죽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신 써놓은 글귀가 압권이다. ‘이걸 못 보고 죽다니.’ 우승 분위기는 도시 전체를 며칠 동안이나 뒤덮었다는 설명과 함께, 광장마다 사람이 꽉 들어차 춤판을 벌인다.

마라도나뿐 아니라 당대 마라도나와 경쟁했던 여러 스타가 등장한다. 유벤투스의 미셸 플라티니, 이탈리아 대표팀의 로베르토 바조가 대표적이다. 마라도나의 동료였던 스타 수비수 치로 페라라는 인터뷰도 했다. 바르셀로나 시절 아틀레틱빌바오와 벌인 난투극 장면도 꽤 길게 삽입돼 있다.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 작품이며, 레이서 아일톤 세나를 다룬 <세나>와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이야기 <에이미>에 이은 카파디아 감독의 ‘천재 3부작’에 해당한다. 지난 5월 제72회 칸 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콘텐츠판다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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