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유지선 기자= 울산현대가 포항스틸러스에 패해 우승을 놓쳤던 6년 전의 실수를 되풀이했다.

1일 오후 3시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울산이 포항스틸러스에 1-4로 패했다. 포항전 패배로 울산은 승점 79점에 머물렀고, 같은 시각 강원FC를 꺾은 전북(승점 79)에 다득점에서 밀려 우승이 좌절되고 말았다.

두 팀의 경기는 수중전으로 펼쳐졌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포항의 김기동 감독은 “4일 전부터 일기예보를 계속 체크했다. (수중전은) 긍정적이다. 비올 때 울산을 항상 이겼다. 오늘의 비가 축복의 비가 됐으면 좋겠다”며 수중전이 포항에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고 확신했다.

김기동 감독의 말처럼 포항은 전반전 강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전반 27분에는 송민규가 윤영선의 볼을 가로챈 뒤 팔로세비치에게 연결했고, 완델손이 깔끔한 골로 마무리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울산 입장에서는 6년 전 악몽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울산은 우승경쟁을 펼치던 지난 2013년에도 포항과 최종전에서 만났다. 울산이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포항에 실점하면서 울산은 다 잡은 우승 기회를 놓쳤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6년 전 일은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선수들이 6년 전의 아픔을 거울로 삼아 (상황을) 한번 바꿔보자는 생각이 강하다”며 그때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했다. 실제로 울산은 선제골을 내준 뒤에도 악착같이 추격에 나섰다.

리드를 허용한 울산은 전반 36분 주니오가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38분에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전민광에게 추가 실점을 했지만, VAR이 울산을 살렸다. VAR 판독 결과 일류첸코의 반칙이 확인되면서 포항의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포항은 후반전에도 라이벌 울산의 우승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후반 10분에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김승규가 두 차례나 신들린 선방을 보여줬지만, 일류첸코가 악착같이 슈팅해 다시 한 번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은 후반 42분 허용준이 김승규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추가골을 터뜨렸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팔로세비치가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14년 만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기회였지만, 포항이 또 울산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공교롭게도 6년 전, 울산이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최종전에서 패해 우승이 좌절된 날도 12월 1일이었다. 두 번의 아픔은 없다고 외쳤지만, 울산 팬들에게 12월 1일은 또 악몽 같은 날이 되고 말았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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