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문선민은 아직 프로 1부 리그 우승 경험이 없다. 전북현대가 울산현대를 따라잡으려면 행운이 필요하지만 문선민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할 생각이다. 지금은 국가대표와 훈련소 생각도 나지 않는다.

28일 문선민이 ‘풋볼리스트’와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문선민은 전라북도 전주시 시내에서 완주군 봉동읍 클럽하우스로 이동하는 길이라고 했다. 리오넬 메시의 동영상을 끈다며 잠깐 대화가 끊겼고, 평소 루틴대로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할 때도 잠시 침묵이 흘렀다.

문선민은 전북의 우승 확률이 더 높아질 수 있었던 지난 울산현대 원정 경기에 경고누적으로 결장했다. 전북은 10골 10도움으로 팀 내 최고 득점 생산력을 보인 문선민이 빠지자 골을 만들지 못했다. 더 우세한 경기를 하고도 1-1 무승부에 그쳤다. 마지막 38라운드를 앞두고 승점차는 3점이다. 전북은 강원FC를 꺾는 동시에 울산이 포항스틸러스에 패배하길 기대해야 한다.

문선민은 “마지막 경기는 당연히 뛰어야죠. 무조건 뛰어야 하고, 희망을 걸어 봐야죠. 모두들 잘 준비하는 중이에요”라고 말했다. 관중석에서 봐야 했던 울산전은 “이미 지난 일이고 생각해봤자 아쉬움만 남으니까 신경을 안 쓰려고 하죠”라면서도 “그런데요, 경기력은 좋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우리 팀이 득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결정을 못 했어요”라고 말했다. 좋은 경기력을 득점으로 바꾸는 건 그동안 문선민이 해 온 역할이기도 하다.

문선민은 아직 1부 리그 우승 경험도, 1부 리그 MVP 경험도 없다. “맞아요. 제 일생에 가장 큰 우승은 중학교 때 경험한 생애 첫 우승이에요. 그때 생애 첫 개인상도 받았고요. 프로에서는 1부 우승을 한 번도 못 해봤어요. 그런데 우승 못 해보고 은퇴하는 선수도 많잖아요? 만약 이번에 우승한다면 제 경력을 넘어 제 인생에 길게 남을 것 같아요.”

우승을 꿈꾼다는 건 문선민에게 새로운 경험이다. 주로 하부리그 팀이나, 인천유나이티드처럼 잔류가 목표인 팀에서 뛴 기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우승에 대한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살았죠. 우승 생각보다는 하고 있는 축구를 항상 즐겨왔던 것 같아요. 우승 욕심을 내는 게 처음이죠. 그래서 이 한 경기가 중요하고, 사활을 걸어야죠.”

리그 최고를 다투는 선수로 성장했지만 문선민은 여전히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솔직히 제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요.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동료 선수들도, 지인들도 ‘너 마음만 먹으면 골을 더 넣을 수 있지 않냐’고 말해주는데 솔직히 놓친 기회가 많아요. 득점 상황에서 집중력을 더 키우면 좋은 플레이를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선민은 K리그 최종전으로 12월을 맞이한다. K리거 대부분 12월 동안 휴식을 취하지만 문선민은 누구보다 바쁘다. 2일에 국군체육부대 최종 합격 여부가 결정되는데 국가대표 문선민은 합격이 확정적이다. 국가대표팀에서 A매치 3경기를 치른 뒤 12월 말 입소해 훈련소 생활을 해야 한다. 군대 이야기를 할 때 문선민은 입대를 앞둔 여느 남자와 똑같았다. “아, 12월이 눈앞이라고 하니까 시간이 너무 빨라요? 벌써 12월이에요?”

“전북은 군대를 다녀온 선수도 많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선수도 많거든요. 저는 뭐 거의 ‘놀림받이’죠. 제일 차지게 놀리는 건 아무래도 1992년생 동갑이면서 4주 군사훈련으로 마친 (김)진수, (손)준호. 저와 함께 대표팀 1992년생인 (권)경원이 형(1992년 1월생)도 같이 놀림받고 있어요. 체육부대 실기시험 치러 둘이 같이 갔어요. 경원이 형이 운전해서요. 갈 때는 재미있게 갔는데, 올 때는 그 분위기가 좀, 서로 다운돼서 좀, 말도 안 하고 그랬어요.”

문선민은 자력 우승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마지막까지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올해 전북에 온 뒤 많은 사랑을 주신 팬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대표팀과 상주를 잘 다녀와서 전북에서 오래 축구하려면 기량을 잘 유지해야죠. 그러기 위해 마지막 경기 승리로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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