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울산현대의 1위 질주를 이끌어 온 김보경이 최근 2경기에서 전술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울산이 이변 없이 우승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포항스틸러스 상대로 김보경이 살아나야 한다.

울산은 12월 1일 홈 구장인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최종전을 치른다. 울산이 패배하고 전북현대가 승리(강원전)하는 경우만 아니라면 울산의 우승이 확정된다. 크게 유리한 가운데 맞이하는 상대는 포항스틸러스다. 포항은 지난 2013년 최종전에서도 울산을 만났고, 그때도 1위였던 울산에 패배를 선사하며 우승컵을 빼앗아갔던 팀이다. 최종전이 또 운명적인 동해안 더비로 편성되자 울산의 ‘트라우마’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상대가 포항이라는 것보다 껄끄러운 건 최근 경기력이다. 울산은 최근 2경기에서 1승 1무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경기력을 보면 안정감과 거리가 멀었다. 두 경기 모두 슈팅 횟수에서 열세였다. 수비에 치중한 뒤 세트피스로 경기당 한 골씩을 따낸 것이 전부였다. 오픈 플레이에서 나온 필드골은 없었다.

울산 입장에서 절실한 건 김보경의 부활이다. 김보경은 지난 3일 FC서울 원정 경기에서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리며 MVP 후보다운 해결 능력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성적은 13골 8도움이다. 울산이 우승한다면 사실상 MVP 확정이다.

그러나 프리킥 외에는 김보경의 존재감이 빈약했다. 아예 김보경에게 공이 전달되지 않는 시간이 길었다. 김보경은 4-2-3-1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배치된다. 울산이 빌드업을 거쳐 전방의 김보경에게 패스를 제공하는 장면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그럴 때 김보경은 아예 경기에서 배제되다시피 했다.

23일 1-1 무승부를 거둔 전북전에서 김보경은 슛을 아예 날리지 못했고, 얻어낸 파울 역시 하나도 없다. 서울전에서는 득점으로 이어진 프리킥과 코너킥 상황에서 시도한 헤딩슛이 전부였다. 세트피스를 제외하면 김보경의 슛이 아예 없었다.

전북전에서 울산은 김보경의 포지션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활로를 모색했다. 왼쪽 윙어로 시작한 김보경은 오른쪽 윙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위치로 배치됐다. 어느 위치로 가든 큰 의미는 없었다. 김보경에게 공이 잘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보경은 공격적인 위치에 머물렀고, 직접 후방으로 내려가 공을 받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김보경의 공식 평점은 6.2점으로, 이번 시즌 김보경의 평점 중 4번째로 낮았다.

김보경은 전북전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준비했던 부분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보였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 경기 초반 상대에 밀리다 보면 몸이 무거워 보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신체적인 컨디션 문제가 아니라면 전술 조정을 통해 김보경을 살릴 수 있다.

울산의 최종전은 김태환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오른쪽 윙어 김보경이 왼발잡이답게 중앙을 보며 플레이를 전개하면, 라이트백 김태환이 폭발적인 오버래핑으로 상대 수비를 찢어놓는 것이 울산의 이번 시즌 ‘필살기’였다. 김태환의 부재는 곧 김보경의 가장 좋은 파트너가 빠진다는 뜻도 된다. 김보경을 살리는 전술이 더욱 필요하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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