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유지비’를 대기 위해 유벤투스는 파울로 디발라를 팔아치우려 했다. 우여곡절 끝에 디발라는 잔류했고, 호날두의 파트너로서 동등한 존재감을 발하고 있다.

27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토리노에 위치한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D조 5차전을 가진 유벤투스가 아틀레티코마드리드에 1-0 승리를 거뒀다. D조 최강을 가리는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유벤투스가 4승 1무로 조 선두 및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아틀레티코는 2승 1무 2패로 조 2위에 머물렀으며, 조 3위 바이엘04레버쿠젠(2승 3패)과 마지막 라운드까지 순위 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경기 주인공은 단연 디발라였다. 디발라는 전반 추가시간 1분 기습적인 프리킥으로 얀 오블락 골키퍼의 허를 찔렀다. 슛을 하는 게 매우 까다로운 각도였기 때문에 두 팀 선수들이 헤딩 경합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디발라는 과감하게 골문을 노렸다. 오블락이 뒤늦게 만세 자세로 손을 치켜들었지만 막아내지 못했다.

디발라가 유벤투스에서 넣은 10번째 프리킥 골이다. 디발라는 2015년 유벤투스로 이적한 뒤 4시즌 동안 프리킥으로 9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세트피스 키커를 도맡으면서 디발라는 한 골도 넣지 못한 바 있다.

득점 외에도 여러 측면에서 경기력이 좋았다. 후반 31분 교체되면서 풀타임을 뛴 호날두보다 출장 시간이 짧았지만 디발라의 영향력이 더 컸다. 슛 시도 횟수에서 디발라가 3회, 호날두가 1회였다. 볼 터치 횟수는 73회 대 44회, 패스 성공률은 84% 대 78%였다. 호날두는 오히려 수비 가담, 동료에게 내주는 패스 등 팀 플레이 측면에서 디발라보다 높은 기록을 보였다. 호날두가 디발라의 뒤를 받치는 양상이 됐다. 호날두가 경미한 부상 여파 때문에 컨디션 난조를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독특한 구도였다.

디발라는 이번 시즌 방출 대상이었다. 호날두와 수비수 마티스 더리흐트의 영입 여파로 유벤투스가 인건비 문제에 봉착하면서, 거액의 이적료 수익을 올릴 수 있고 호날두와 역할이 겹치는 디발라의 매각을 추진했다. 토트넘홋스퍼,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진지하게 거론됐다. 협상이 좀 더 순조로웠다면 쫓겨날 수도 있는 선수였다. 그 여파는 시즌 초까지 이어졌다. 디발라는 벤치에 낮아 교체 출장조차 못하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린 끝에 최근 약 한 달 동안은 공격 에이스로 맹활약 중이다. 10월 23일부터 선발로 뛴 7경기에서 6골을 득점했다. 특히 UCL에서 디발라의 2골로 로코모티프모스크바에 2-1 승리를 거두고, 디발라의 한 골로 아틀레티코를 꺾는 등 승패와 직결되는 득점이 많았다.

경기 후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은 “디발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다. 최근 컨디션이 아주 긍정적이다. 지금 디발라는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라고 단언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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