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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1st] 손흥민 풀타임으로 보는 무리뉴 축구 ‘단신부터 뺀다’
김정용 기자 | 승인 2019.11.27 15:36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홋스퍼 2선 중 유일하게 두 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을 ‘노예(출장시간이 긴 선수를 일컫는 스포츠 팬 은어)’처럼 부려먹는 걸 보면 주제 무리뉴 감독의 전술 특징이 보인다.

27일(한국시간) 영국의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B조 5차전에서 토트넘이 올림피아코스에 4-2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3승 1무 1패(승점 10)로 조 2위 및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무리뉴 감독이 부임 후 치른 2경기 모두 손흥민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4-2-3-1 포메이션의 2선 자원 3명 중 손흥민을 제외한 2명은 연속 교체됐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23일 웨스트햄을 상대로 치른 토트넘 데뷔전에서 벤 데이비스, 델리 알리, 루카스 모우라를 차례로 뺐다. 올림피아코스전은 전반 29분 만에 경기 양상을 바꾸기 위해 에릭 다이어를 뺐다는 점이 달랐고, 일단 동점을 만든 뒤에는 모우라와 알리를 빼는 패턴이 그대로였다. 모우라 대신 투입된 선수는 두 번 모두 무사 시소코였다.

무리뉴 감독의 전형적인 선수 교체 방식이다. 무리뉴 감독은 축구 전술이 90분 내내 오차 없이 작동하기란 힘들다는 점을 전술에 적용해 왔다. 2000년대 초반 첼시에서 무리뉴 감독이 화제를 모은 이유 중 하나는 3, 4골 차로 앞선 상황에서도 경기 막판이 되면 공격수를 빼면서 더 수비적인 선수를 투입한다는 점이었다. 선수들이 발이 무거워진 경기 막판에는 전술이 잘 작동하지 않으므로 ‘플랜 B’를 가동하는 것이다.

토트넘에서도 비슷하다. 무리뉴 감독은 왼쪽 측면에 공수 양면에서 고른 기여도를 지닌 손흥민을 갖고 있다. 반면 오른쪽 윙어 모우라는 공격에서 능력을 발휘한 뒤 후반전에 연속 교체되고 있다. 시소코는 187cm로 172cm인 모우라보다 15cm 더 크다. 손흥민은 183cm다.

무리뉴 감독은 필드 플레이어 10명 중 장신과 단신의 비율을 늘 신경 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신 선수가 최소한 5명 뛰고 있어야 세트 피스 수비가 가능하다는 것이 무리뉴 감독의 지론이다. 토트넘의 최근 선발 라인업에서 장신으로 볼 수 있는 선수는 센터백 두 명, 수비형 미드필더 다이어, 공격형 미드필더 알리, 스트라이커 케인 정도다. 두 경기 모두 장신 선수 한 명이 빠진 뒤, 최대한 빨리 모우라 대신 시소코를 투입해 세트피스 수비 최소 인원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즉 손흥민과 모우라 중 한 명을 빼고 수비적인 윙어를 투입한다면 나가야 하는 선수는 모우라다. 또한 세트피스가 아닌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보여주는 수비력 역시 손흥민이 모우라보다 월등하다. 손흥민은 토트넘 윙어 중 측면 ‘공격수’가 아니라 측면 미드필더에 가까운 역할을 가장 수월하게 소화하는 선수다. 전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부터 선수 교체 없이 수비를 강화하고 싶을 때면 손흥민을 후퇴시키는 것이 단골 전략이었다. 무리뉴 감독 역시 자유자재로 공격적 역할과 수비적 역할을 오갈 수 있는 손흥민을 경기장에 남겨두는 걸 선호한다.

손흥민의 수비력과 폭발력은 무리뉴 감독의 전술을 소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무리뉴 감독은 창의성보다 성실함, 절묘한 패스보다 문전 진입을 통한 득점 능력을 지닌 윙어를 잘 활용하는 감독이다.

다만 A매치 데이에 비교적 긴 여정, 긴 출장시간을 소화하는 손흥민은 모우라 등 국가대표에 잘 소집되지 않는 동료들보다 체력이 고갈되기 쉽다. 손흥민의 체력을 적절히 안배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토트넘은 12월 1일 본머스와 경기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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