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벤투호의 황태자’라 불렸던 황의조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19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자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A대표 친선경기에서 한국이 브라질에 0-3으로 패했다. 한국은 3경기 연속 무득점을 이어갔고, 반대로 브라질은 한국을 꺾고 5경기 무승의 늪에서 탈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중원에 2명의 미드필더를 뒀고, 공격에는 가장 자신 있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포’ 황의조가 원톱에 섰고, 손흥민과 이재성, 황희찬이 그 뒤를 받쳐 공격을 도왔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빠른 발의 손흥민과 황희찬을 측면에 배치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다. 실제로 한국은 손흥민이 번뜩이는 슛을 여러 차례 보여줬고, 황희찬도 공간이 생기면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황의조에겐 아쉬운 경기였다. 원톱 자리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황의조는 전반 27분 김민재의 전진 패스를 재빨리 이재성에게 넘겨주면서 한차례 좋은 연계플레이를 보여줬다. 하지만 그 외에는 도드라진 활약이 없었다. 황의조는 상대 센터백 에데르 밀리탕과 마르퀴뇨스와의 힘 싸움에서 밀렸고, 한국이 공격권을 가져오면 재빨리 수비 사이 공간을 파고들었지만 패스 줄기가 끊겨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비에 가담하던 중에는 위험 지역에서 태클을 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전반 34분 황의조가 파비뉴의 돌파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태클해 프리킥을 내줬고, 쿠티뉴가 직접 프리킥으로 브라질의 두 번째 골을 만든 것이다. 풀타임을 뛰었지만, 황의조의 경기력은 아쉬웠다.

올 시즌 보르도로 이적한 황의조는 소속팀에서 최전방이 아닌 2선 공격수로 기용되고 있다. 황의조의 장점으로 꼽히는 침투와 슈팅, 연계 능력을 두루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브라질을 상대로 원톱으로 나선 황의조는 위협적인 공격 옵션이 되지 못했다.

그동안 정확도 높은 슛으로 골 사냥에 앞장섰던 황의조는 최근 들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에서 이전 같은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데다, 상대 수비와 경합하며 버텨주는 힘이 부족한 까닭에 최전방에서 황의조의 역할이 애매해졌다.

물론 황의조는 벤투호의 명실상부한 해결사다. 총 9골로 벤투 감독 체제에서 팀 내 최다골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최근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9월 조지아전 멀티골을 마지막으로, 5경기 연속 득점하지 못했다. 최근 3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한 한국, 황의조도 스트라이커로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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