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허인회 수습기자= U17 남자 축구대표팀을 20년 만에 U17 월드컵 8강으로 이끈 김정수 감독은 어린 선수들과의 소통을 위해 신조어, 음악 스타일까지 공부했다.

한국은 지난 6일(한국시간) 브라질 고이아니아의 에스타지우 올림피코에서 열린 ‘2019 브라질 U17월드컵’ 16강전 상대 앙골라를 1-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8일에 이어진 4강전에서는 멕시코에 패하며 4강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은 멕시코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 후반 32분 결승실점을 허용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지만, 20년 만의 8강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1987년, 2009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U17 대표팀을 이끈 김정수 감독은 19일 네이버라디오 ‘풋볼N토크K’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입국장에서 환대를 받아 깜짝 놀랐다. 박수는 선수들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정수 감독은 2016년 U13팀을 시작으로 U15, 16, 17까지 매해 연령별 대표팀과 함께 성장했다. 3년 동안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며 소통을 위해 스스로 노력했다. ‘코노’가 뭔지 아냐는 질문에 “코인노래방”이라고 대답한 김 감독은 “선수들이 좋아하는 음악부터 들었다. 15, 16, 17세 모두 듣는 음악 스타일이 다르더라. 작년에는 고등래퍼를 봤다. 우승한 이영지 양의 얘기를 하니 선수들이 깜짝 놀라더라. 선수들과 대화를 하려면 내가 공부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선수들도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이라면 김 감독에게 지지 않았다. '쌤'에게 드리는 감사 영상을 만들어뒀다가 대회 중에 김 감독에게 깜짝 공개해 눈물이 나게 만들었다. "제일 눈물이 글썽거렸던 순간은 마지막 캠프였던 상파울루에서 16강전 장소인 고이아니아로 출발하기 직전이었다. 선수들이 15세 시절부터 나와 함께 했던 순간들의 사진을 모아서 영상으로 만들어 왔더라. 선수들이 그걸 직접 편집해 와서 내게 틀어줬다. 그리고 선수들 스스로 내게 건네는 인사도 한 마디씩 넣었고. 그때 뭉클했다."

현재 시행 중인 한국의 유소년 시스템에 대한 가능성도 얘기했다. 김 감독은 “일선 지도자분들이 새로운 교육을 받아 들이고 있다.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팀에서 먼저 선수들을 발전시켜줬기 때문에 대표팀에서도 수월했다. U17 선수들이 한국의 현 유소년 시스템 1기다. 많은 선수들을 볼 수 있고, 데이터 축적과 변화를 지켜볼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성장한 대표적인 유망주는 중앙수비수 홍성욱, 이한범이다. 김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 중 홍성욱과 이한범이 크게 발전했다. 이한범 같은 경우에는 올해 중앙 수비 자리에 처음 섰다. 미드필더나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뛰던 선수였다. 앞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동고동락했으나 부상에 발목 잡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유망주를 호명해달라고 하자, 서재민과 홍윤상의 이름이 나왔다. 부상으로 서재민은 낙마했고, 홍윤상은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둘은 1차 예선 때부터 주축으로 경기에 나섰던 선수들이었다. 작년 챔피언십에서도 활약했다. 우리 팀의 색깔에 잘 맞는 선수였지만, 부상 등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판단한다. 본인들도 안타까웠겠지만 우리도 마찬가지였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번에 응원해주신 많이 분들께 감사드린다. U17 월드컵을 다녀온 선수들이 앞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응원 부탁드린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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