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의 조합은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을만한 공격 조합이다. 그러나 세 선수가 월드컵 아시아 원정 3경기에서 넣은 골은 하나도 없다.

14일 밤 10시(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 위치한 카밀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차전 원정경기를 가진 한국이 레바논과 0-0 무승부에 그쳤다.

한국이 북한 원정에 이어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한국은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에서 나상호와 정우영의 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어 스리랑카와 가진 홈 경기에서는 8-0으로 크게 이겼다. 그러나 최근 2경기는 모두 무득점이었다.

호사스런 공격진의 소속팀 기록과 대표팀 성적이 딴판이다. 한국 공격진은 명성, 실력, 최근 컨디션 모두 아시아에서 적수가 없는 수준이다. 주장 손흥민은 토트넘홋스퍼 소속으로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총 8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황의조는 유럽 진출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지롱댕보르도에서 프랑스리그앙 3골 2도움으로 순항하고 있다. 황희찬은 레드불잘츠부르크에서 오스트리아분데스리가, UCL을 오가며 무려 7골 10도움을 올렸다. 특히 손흥민과 황희찬이 UCL에서 넣은 골만 더해도 7골이라는 점에서 국제 경쟁력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한국 주전 공격진의 위력은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대표팀에서는 급격히 위력이 떨어진다. 아시아 최약체 스리랑카와 가진 홈 경기에서 손흥민이 2골, 황희찬이 1골을 몰아넣었다. 조금 더 난이도가 올라가는 원정 경기에서는 주전 공격진 전원이 침묵했다.

레바논 원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최전방을 황의조, 후반에 투입된 김신욱 등에게 양보하고 주로 2선에서 슈팅 기회를 잡았다. 오르발과 왼발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중거리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에게 도달한 슛조차 없었다.

황의조는 문전에서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이며 가장 골에 근접한 기회를 자주 잡았지만 패스가 매번 조금씩 길거나 짧았다. 문전 침투를 통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왼발 마무리를 두 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골키퍼가 달려나와 슛의 코스를 원천봉쇄할 수 있는 상황이라 골로 만들지 못했다.

황희찬은 교체 투입돼 ‘변속 기어’ 역할은 잘 수행했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꾸준히 레바논 수비를 흔들었다. 그러나 오히려 도우미 역할에 집중하다 제대로 된 슛을 날리지도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최강 공격진 중 단 한 명도 완전히 살리지 못한 상태에서 매 경기를 치르고 있다. 각 선수가 조금씩 양보해가며 최상의 조합을 만들지도 못한 상태다. 여전히 벤투 감독의 ‘플랜 A’는 만들어나가는 과정 중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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