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황인범을 활용한 플랜A가 레바논 원정에서 통하지 않았다. 겉돌았던 황인범은 결국 45분 만에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밤 10시(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 위치한 카밀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차전 원정경기에서 레바논과 0-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서 벤투 감독은 가장 익숙한 선수 조합과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황의조가 최전방에 섰고, 손흥민과 이재성이 좌우 측면에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2선 중앙에는 남태희가 자리했다. 정우영과 함께 중원에 배치된 황인범은 위로 높게 올라서며 사실상 4-1-4-1에 가까운 포메이션으로 움직였다.

한국은 전반전 61%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공격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이재성이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움직였고, 손흥민도 상대 선수 한 두명을 가볍게 제치며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중앙이 말썽이었다. 황인범이 2선까지 높게 전진해 공격에 가담했지만, 실수가 잦았고 부정확한 슈팅을 남발한 것이다. 황인범은 전반 25분 측면에서 프리킥을 찼지만 골문 근처로 향하지 못했고, 전반 36분 골문을 향해 직접 슛을 했지만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조급해지자 중원에서 무리한 태클을 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황인범과 남태희 등 애정을 듬뿍 보였던 선수들을 모두 선발로 내보냈다. 그러나 플랜A는 전반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도 결국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황인범을 가장 먼저 벤치로 불러들이고, 황희찬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황희찬이 투입되면서 이재성이 중앙으로 자리를 옮겼고, 공격 전개도 훨씬 매끄러워졌다.

황인범은 기성용이 대표팀을 떠난 뒤 벤투호에서 핵심적인 선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 경기에서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수 연결고리를 비롯해 양질의 패스 공급 등 황인범에게 많은 역할이 주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플랜A에서 벤투호의 핵심으로 떠오르던 황인범의 역할이 애매모호해지고 있다. 레바논전 45분에 그친 출전시간이 경고등이 켜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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