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14일 한국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를 치를 레바논은 홈에서만큼은 한국을 두려워하지 않는 팀이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간) 레바논의 베이루트에 위치한 베이르투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차 예선 H조 4차전을 치른다. 2승 1무로 조 선두에 올라 있는 한국은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선두 독주 체제를 굳히고 일찌감치 통과 흐름을 만들 수 있다.

레바논은 유독 많이 만났고, 한국이 고전한 적도 많은 상대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이 참가한 4차례 월드컵 예선 중 3회나 부딪쳤다. 특히 브라질월드컵 당시에는 3차 예선과 최종 예선에서 모두 상대했기 때문에 2000년 이후 전적이 8전이나 된다. 그중 홈 4경기에서는 전승을 거뒀지만 원정 4경기는 1승 2무 1패로 팽팽하다.

2011년 원정에서는 구자철의 페널티킥 1골에 그치며 1-2로 패배했다. 특히 이 경기는 조광래 당시 감독이 해임되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레바논 국민들이 크게 기뻐하는 모습 때문에 ‘한국이 중동 평화왕’이라는 인터넷 유행어로 돌았던 경기다. 조 감독의 뒤를 이은 최강희 임시감독은 최종예선에서 또 레바논을 만났는데 이때도 고전 끝에 김치우의 골로 1-1 무승부를 만드는데 그쳤다.

레바논은 그 밖에도 쉽지 않은 원정지였다. 2004년 원정에서 한국은 최진철의 1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가장 최근인 2015년 원정에서는 장현수, 권창훈의 골과 상대 자책골로 3-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한국 상대로만 홈에서 강한 것이 아니다. 레바논은 홈 텃세가 매우 심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2년 우즈베키스탄과 1-1 무승부, 이란에 1-0 승리, 2017년 북한에 5-0 승리를 거두는 등 한 수 위 팀을 상대로 이변을 종종 일으킨다.

2차 예선에서 한국은 유독 복잡하고 다사다난할 수밖에 없는 대진표를 받았다. 상대팀의 전력도 만만찮은 편이고, 원정 거리와 원정 구단들의 다양성 측면에서 최악의 조 편성이다. 아시아 서쪽 끝에 있어 유럽인 터키를 경유해 이동해야 하며 독재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 가까이 있지만 가장 껄끄러운 나라 북한 원정을 이미 치렀다. 정세가 불안하고 텃세가 심한 레바논을 상대한 뒤에는 내년 3월 아시아 최남단에 속하는 스리랑카 원정을 가야 한다. 북한은 29년 만의 원정이었고, 스리랑카 원정은 이번이 역대 최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아시아 대표팀을 처음 맡자마자 아시아의 광활함을 속성 코스로 체험 중이다.

복잡한 2차 예선 중에서 레바논은 유일하게 친숙하지만, 그만큼 껄끄러운 팀이다. 2차 예선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인 만큼 이 경기에서 무난하게 승리한다면 잔여 일정은 편안하게 소화할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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