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레바논과 맞대결을 앞둔 벤투호가 항상 쉽지 않은 경기를 했던 베이루트에서 승점 사냥에 나선다. 북한 원정에 이어 또다시 험난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밤 10시(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 위치한 카밀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H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국은 현재 승점 7점으로 북한과 동률을 이루고 있다.

한국은 레바논을 상대로 9승 2무 1패로 압도적인 역대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원정 경기만 놓고 봤을 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레바논 원정에서 2승 2무 1패로 쉽지 않은 경기를 했고, 그중 4경기가 열린 베이루트에서는 1승 2무 1패로 팽팽한 흐름을 보였다. 2011년 11월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에서는 베이루트에서 1-2로 쓰라린 패배를 당했는데, 이 경기는 ‘레바논 쇼크’라 불리며 회자됐다.

벤투호의 홈, 원정 경기력이 차이를 보여왔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레바논 원정을 우려하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듯 벤투 감독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원정 경기이고 어려운 상대를 만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적의 전술로 레바논에 맞설 것”이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3일 밤 결전지 베이루트로 이동한다. 경기가 열리는 장소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전술 훈련과 적응 훈련을 겸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벤투 감독은 현지 적응대신 선수들의 편의를 택했다. 레바논의 그라운드 환경이 좋지 않고 반정부시위로 어수선한 상황이라, 최대한 아부다비에 머무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북한 원정에서도 국내에 최대한 머물렀다가 중국 상하이를 거쳐 북한으로 이동했다. 당시 한국은 북한과 헛심공방을 펼친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물론 북한 원정은 인조 잔디 외에도 폐쇄적인 분위기와 상대의 거친 몸싸움 등 여러 변수가 작용했다.

그러나 북한 원정을 마친 뒤 돌아온 손흥민은 “우리가 그동안 뛰어본 적이 없는 경기장이었다. 부상 위험이 많았다. 핑계가 될 수도 있지만 100%를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라운드 환경이 경기력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더라도, 적잖은 영향을 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에도 현지 적응보다 선수들의 편의를 우선시한 벤투 감독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원정에서 고전했던 경험과 레바논의 어수선한 정세, 여기에 좋지 않은 그라운드 환경까지 겹쳤다. 레바논 원정도 북한 원정 못지않게 열악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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