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유지선 기자= 수원삼성이 대전코레일을 꺾고 FA컵 정상에 올랐다. 김민우도 프로 데뷔 후 처음 치른 결승에서 득점하며 힘을 보탰다.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수원이 대전코레일을 4-0으로 완파했다. 수원은 1차전 원정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홈에서 대승을 거두고 우승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다섯 번째 FA컵 우승을 달성한 수원은 포항스틸러스(4회)를 제치고 FA컵 최다 우승 팀이 됐다.

수원은 전반 15분과 후반 23분 고승범의 연속골로 앞서갔고, 후반 31분에는 김민우가 전세진의 패스를 슈팅해 추가골을 만들었다. 후반 40분에는 염기훈이 오른발로 쐐기골을 터뜨리면서 4-0 승리를 완성했다. 무기력한 경기를 보여줬던 1차전 무승부를 만회하는 승리였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민우는 “1차전은 선수들도 많이 아쉬웠다. 경기 후 다운돼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빨리 잊고 준비하려고 했다. 걱정되지는 않았다. 우리의 플레이를 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급하지 않고 침착하게 한다면 찬스는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침착하게 대응한 덕분에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김민우는 이날 멀티골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후반 23분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고승범이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렸고, 골대를 맞고 바운드된 공을 김민우가 달려들어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당초 전광판에는 김민우가 득점자로 안내됐지만, 고승범이 찬 공이 골대를 맞은 뒤 골라인 안쪽으로 떨어진 것이 확인되면서 고승범의 득점으로 정정됐다.

호기롭게 세리머니를 펼쳤던 김민우로선 머쓱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민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후반 31분 득점에 성공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수원의 우승을 확신한 김민우는 득점한 뒤 양팔로 별 모양을 그렸다. “미리 준비한 세리머니였다”고 웃던 김민우는 “우승하면 별이 하나 더 생기게 되지 않는가. 그래서 팔로 별모양을 그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승범의 골로 정정된 장면에 대해서는 “세리머니하고 뛰어갈 때부터 공이 골라인 안쪽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끝까지 마무리하자 생각했다. 하프라인에서 (염)기훈이 형한테 ‘아, 이거 승범이 골인 거 같은데’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히면서 “확실하게 세리머니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찬스가 왔고 골이 나왔다”며 기뻐했다.

김민우는 상주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 9월 원소속팀인 수원으로 돌아왔다. 측면 공격과 수비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김민우는 수원에서 멀티 자원으로 쏠쏠하게 쓰이고 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수원은 늑골 부상으로 결장한 홍철을 대신해 박형진이 출전했다. 이임생 감독은 경기 전 “(박)형진이도 크로스가 좋다. 만약 형진이가 부진할 경우에는 민우를 윙어에서 윙백 자리로 옮길 생각”이라고 했다.

그라운드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김민우는 감독 입장에서 고마운 존재다.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건 아니지만, 김민우는 수원에 합류한 뒤 저돌적인 플레이로 공격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날은 프로 데뷔 후 나선 첫 결승전에서 골까지 기록했다.

“처음 치르는 결승전이었는데, 걱정되기보다 오히려 설레더라. 경기가 기다려졌다”던 김민우는 “상주에 있을 때부터 FA컵이 시작됐다. 본의 아니게 결승전만 뛴 선수가 됐는데,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래도 오늘 우승컵을 다 같이 들 수 있게 돼 다행이고 기쁘다”며 FA컵 우승으로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고 했다.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수원은 올 시즌 파이널B에 포함됐다. 두 경기를 남겨둔 현재 순위는 8위로, 만족할 수 없는 위치다. “수원은 올해 힘든 시즌을 보냈다. 팬들에게 야유를 받으면서 선수들도 정신적,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었다”고 털어놓은 김민우는 “FA컵 우승을 통해 팬들에게 선물을 드린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다. 내년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며 수원의 다섯 번째 FA컵 우승이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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