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맨체스터시티와 아탈란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수비수 카일 워커가 맨시티의 골문을 지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르가모에 위치한 아틀레티 아주리 디 이탈리아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C조 조별리그 4차전 경기에서 맨시티가 아탈란타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맨시티로선 아찔한 경기였다. 에데르송 골키퍼가 통증을 호소하면서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클라우디오 브라보와 교체됐고, 골키퍼 교체 직후 맨시티는 아탈란타에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36분에는 브라보까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수비수 워커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웃지 못 할 상황이 펼쳐졌다.

워커는 10분 남짓한 시간동안 맨시티의 골문을 지켰다. 후반 42분 골대 중앙을 향한 상대의 프리킥을 처리하다 놓쳤지만 공을 재빠르게 다시 잡았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문전으로 향한 크로스를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워커는 골킥을 차기 전 벤자민 멘디의 엎드리라는 사인에 곧바로 엎드리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추가 실점 없이 골키퍼 데뷔전을 마친 워커는 경기 종료 후 ‘BT 스포츠’를 통해 “훈련을 할 때 다른 골키퍼들에게 공을 (한번에) 잡으라고 핀잔을 주곤 한다. 그러나 오늘밤에 나는 알게 됐다. 때로는 두 번의 터치로 공을 잡아야 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라며 웃어보였다.

큰 위기는 없었지만, 그라운드 위 선수들을 비롯해 벤치에 있는 코칭스태프 모두 10분간 가슴을 졸여야 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골키퍼 코치가 워커를 골키퍼로 내보내자며 용감한 제안했다. 워커가 빠르기 때문”이라면서 “운 좋게도 (워커를 골키퍼로 투입한 뒤) 한 번의 슈팅만을 허용했다. 워커의 용기와 열정이 팀에 큰 힘이 됐다”며 워커에게 골문을 맡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멘디도 “워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골키퍼 역할을 맡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프리킥까지 선방했다. 우리에겐 잊지 못할 경기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안도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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