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력한 K리그1 MVP 후보 김보경이 울산현대를 또 승리로 이끌었다. 울산은 FC서울 원정에서 밀리던 중 김보경의 프리킥 한 방으로 승리를 따냈다. 

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A 36라운드에서 울산이 서울에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78점을 만든 울산은 뒤이어 경기하는 2위 전북현대의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선두를 지켰고,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서울은 승점 55점을 유지했다. 

두 팀 모두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 가운데 울산은 4-2-3-1, 서울은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울산은 최전방의 주민규와 좌우의 김인성, 김보경 사이에 유망주 공격형 미드필더 이상헌을 기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서울은 박주영과 조영욱을 투톱으로 배치하고 이명주, 알리바에프, 주세종으로 이어지는 스타 미드필더들로 뒤를 받쳤다. 

전반은 팽팽했다. 울산이 공을 오래 잡고 있긴 했지만 지공 상황에서 비중이 큰 김보경까지 공이 잘 전달되지 않아 무의미한 점유율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서로 속공을 주고받는 흐름에서는 서울이 낮은 점유율에 비해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

전반전 가장 결정적인 기회는 울산이 잡았다. 이 상황 역시 역습이었다. 전반 26분 서울의 코너킥이 무산된 뒤 울산이 곧장 속공을 전개했다. 레프트백 이명재가 오른족 측면을 질주한 뒤 문전에 노마크 상태로 방치된 이상헌에게 패스했다. 그러나 이상헌의 결정적인 슛이 골대 위로 날아갔고, 이상헌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전반 30분에는 울산이 골대도 맞혔다. 김태환의 패스를 받은 주민규가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볼 키핑 후 터닝슛을 했는데 골대에 맞고나갔다.

후반이 되자 홈 팀 서울이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5분 이명주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김승규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31분에는 이명주의 슛이 수비수에게 맞고 흐른 뒤 알리바예프가 옆쪽에서 날린 슛을 김승규가 또 막아냈다. 

울산이 밀리던 경기에서 균열을 깬 건 유력한 MVP 후보 김보경이었다. 후반 36분 김보경은 왼발 키커가 차기 좋은 오른쪽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섰다. 직접 찰 수도, 동료에게 올려줄 수도 있는 위치에서 김보경이 도움닫기 없이 기습적으로 킥을 날렸다. 강한 킥은 아니었지만 구석으로 향하는 공이었다. 타이밍을 빼앗긴 유상훈 골키퍼는 몸을 날리는 타이밍이 늦었고, 손을 쭉 뻗을 수 있는 방향으로 뛰지도 못했다. 이날 가장 멋진 플레이를 해낸 김보경은 멋 없는 춤으로 세리머니를 하며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김보경의 시즌 13호 골이다.

서울은 막판 역전이 절실한 상황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주세종을 빼고 수비수 겸 미드필더 김주성을 넣는 등 벤치 공격자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울산이 승리를 지켰다. 이날 울산은 슈팅 횟수가 서울의 절반에도 못미쳤지만, 두 팀 모두 필드골을 넣지 못한 가운데 김보경의 재치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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