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리버풀의 알려지지 않은 유망주 선수들이 메수트 외질, 루카스 토레이라, 엑토르 베예린 등으로 구성된 아스널을 꺾었다.

31일(한국시간) 영국의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카라바오컵(리그컵)’ 4라운드(16강) 경기에서 리버풀이 승부차기 끝에 아스널을 꺾었다. 5-5 난타전 끝에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리버풀이 5PK4 승리로 8강에 올랐다.

난타전이었다. 아스널 수비수 슈코드란 무스타피가 전반 6분 자책골을 넣어 리버풀이 앞서갔다. 그러나 아스널은 전반 19분 루카스 토레이라, 전반 26분과 36분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의 연속골이 나오며 역전했다. 전반 43분 리버풀의 제임스 밀너가 페널티킥을 넣어 한 골 차로 따라붙었다.

후반 9분 애슐리 메이틀란드-나일스의 골로 아스널이 다시 점수차를 벌리자, 리버풀이 후반 13분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의 골과 후반 17분 디보크 오리기의 골로 추격했다. 후반 25분 아스널의 조셉 윌록이 득점하며 아스널이 그대로 승리하는 듯 했으나 후반 추가시간 오리기가 아슬아슬한 동점골을 만들며 승부차기로 끌고 갔다. 승부차기에서 아스널 4번 키커 다니 세바요스가 유일하게 킥에 실패했다.

라인업부터 두 팀의 접근법이 큰 차이를 보였다. 유망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팀은 리버풀이었다. 리버풀 소속으로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출장 경험이 아예 없는 21세 이하 선수를 선발에 5명 배치했다. 카오이민 켈레허 골키퍼, 수비수 네코 윌리엄스와 제프 판덴베르그, 공격진에 배치된 하비 엘리어트와 리안 브루스터다. 교체 카드를 쓸 때도 뚝심이 있었다. 커티스 존스, 페드로 치리벨라 등 유망주만 투입했다. 여기에 이날 뛴 1군 선수들도 오리기, 아담 랄라나, 제임스 밀너 등 로테이션 멤버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전은 한 명도 뛰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하면 아스널은 유망주를 덜 활용하고, 대신 최근 1군 경기에서 많이 뛰지 못했던 스타 선수들을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EPL 경기에서 계속 배제돼 논란을 낳았던 메수트 외질, 지난 시즌 확고한 주전이었으나 이번 시즌에는 입지가 축소된 루카스 토레이라, 풀백 포지션의 간판 스타지만 이번 시즌 EPL 출장은 없는 엑토르 베예린이 선발로 등장했다. 아스널은 교체 카드 역시 마테오 귀앵두지, 다니 세바요스, 키에런 티어니 등 1군 주전급 전력에 활용했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리버풀이 아스널에 앞섰다. 리버풀은 점유율 66.1%를 기록했고, 패스 성공률은 86%로 아스널의 72%보다 높았다. 리버풀의 유망주 공격수들이 골이나 도움으로 큰 기여를 하지는 못했지만, 대신 미드필더 존스와 풀백 윌리엄스가 오리기의 막판 두 골을 각각 어시스트하며 승리에 한 몫을 했다.

리그컵에서 강팀을 만나도 뚝심 있게 유망주를 기용하는 건 한때 아스널을 대표하는 시즌 운영 방법이었다. 특히 2006/2007시즌 준우승을 하면서 1군 전력을 많이 키워냈다. 아스널은 리그컵 결승에 8번이나 올라 그 중 6번 패배하면서 최다 준우승 기록을 가진 팀이 됐지만, 비중이 떨어지는 리그컵 타이틀에 집착하기보다 신예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아르센 벵거 당시 감독의 발상은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반면 현재의 아스널은 스타들을 큰 폭으로 기용하고서도 리버풀의 유망주들에게 패배했다. 두 팀의 주전 선수들뿐 아니라 운영 방침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리버풀은 유망주들에게 다음 리그컵에서도 출장 기회를 줄 수 있게 됐고, 아스널은 애매하게 접근한 대회에서 애매하게 탈락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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