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파울로 디발라가 유벤투스를 로코모티브모스크바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디발라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못지않은 비중의 붙박이 공격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2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D조 3차전 경기에서 유벤투스가 로코모티브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2승 1무 승점 7점을 기록한 유벤투스(+4)는 아틀레티코마드리드(+3)에 득실차로 앞서 D조 선두 자리를 지켰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은 최근 애용하는 호날두, 디발라 투톱 카드를 꺼냈다. 호날두가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뛰며 수비 견제를 분산시켰다면, 디발라는 오른쪽 측면에 치우쳐 호시탐탐 침투할 공간을 노렸다.

날카로운 크로스로 로코모티브의 골문을 두드렸던 유벤투스는 전반 19분 호날두가 문전에서 날린 슛이 골문을 벗어나며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고, 2분 뒤에는 호날두가 찬 슈팅이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유벤투스는 오히려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30분 높은 지점까지 수비라인을 끌어올린 찰나에 역습을 허용했고, 주앙 마리우의 강력한 슛을 알렉세이 미란추크가 재차 슈팅해 골로 마무리했다.

답답한 상황에서 해결사로 나선 건 디발라였다. 후반 32분 콰드라도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타이밍을 노리던 디발라는 아크 정면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골키퍼는 공의 궤적을 넋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디발라는 후반 34분 알렉스 산드루의 슛이 펀칭에 막히자 달려들어 밀어 넣었다. 불과 2분 사이 멀티골을 기록하며 역전을 이끌어 냈다.

디발라는 그동안 유벤투스에서 호날두, 곤살로 이과인에게 밀려 차순위 공격 카드였다. 개막 직후에는 교체 출장조차 힘들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디발라가 주인공이다.

디발라는 경기 종료 후 UEFA 홈페이지를 통해 “호날두와 이과인, 나 셋의 공존이 가능한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 패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겠지만, 난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리 감독이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세 선수가 공존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나에겐 이런 골이 정말 필요했다”며 로코모티브전 터뜨린 멀티골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2득점에 큰 의미를 둘 만했다. 디발라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방출 위기를 겪었다. 지난 시즌 호날두로 공격의 중심이 옮겨가면서 찬밥 신세가 됐다. 공격의 변화를 원하던 유벤투스가 로멜루 루카쿠 영입에 나섰고, 없어도 될 자원으로 분류한 디발라를 맨체스터유나이티드로 보내겠다며 협상에 끼워 넣었다. 토트넘홋스퍼 이적설도 있었다. 선수 입장에서는 굴욕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디발라는 끝까지 유벤투스에 남아 경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디발라는 시즌 초반 3경기 중 교체로 1경기에 나섰지만, 엘라스베로나와 한 ‘이탈리아 세리에A’ 4라운드부터 출전 시간을 늘려갔다. 사리 감독도 호날두와 디발라 투톱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 “유벤투스에서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밝힌 다짐대로 디발라는 사리 감독 체제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디발라는 최근 유벤투스가 치른 5경기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주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유벤투스의 젊은 에이스 디발라는 슈퍼스타 호날두 못지않은 팀 내 비중을 되찾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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