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의 뛰어난 결정력은 토트넘홋스퍼가 근소한 우세를 대승으로 바꾼 원동력이었다.

23일(한국시간) 영국의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B조 3차전을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츠르베나즈베즈다에 5-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와 해리 케인이 각각 2골씩 기록했고, 에릭 라멜라는 1골 2도움으로 활약했다. 토트넘의 UCL 시즌 첫 승이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했다. 좌우 측면 운용 방식이 조금 달랐다. 2선의 3명 중 왼쪽 윙어 손흥민은 측면으로 자주 벌리며 윙어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손흥민의 뒤에 있는 레프트백 벤 데이비스는 측면 공격의 비중을 줄이고 안정적인 위치선정을 유지했다. 반면 오른쪽의 라멜라는 중앙으로 자주 들어가며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뛰었다. 그만큼 비는 오른쪽 공격은 라이트백 세르주 오리에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메웠다.

같은 4-2-3-1 포메이션의 싸움에서 토트넘은 그리 압도적인 전반전을 보내지 못했다. 세르비아에서 영국까지 날아온 즈베즈다가 불리했지만, 토트넘은 전반전에 점유율 약 58%를 기록했고 슛 시도 횟수는 8회 대 7회로 근소한 우세에 그쳤다.

두 팀의 차이는 슛의 횟수가 아니라 득점기회의 질, 그리고 마무리 능력이었다. 특히 전반전에 슛을 3회 날려 2골을 넣은 손흥민의 결정력이 아니었다면 토트넘은 어려운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이날 토트넘은 최근 들어 가장 문전 집중력이 좋았다. 전반의 슛 7회 중 유효슛이 7회, 수비 몸에 맞는 슛이 1회였다. 어이 없이 빗나가는 슛은 하나도 없었다.

중앙으로 움직이는 라멜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로부터 전진하는 탕귀 은돔벨레 등이 득점기회를 만들면 왼쪽 측면에 숨어 있던 손흥민이 문전으로 뛰어들며 마무리하는 패턴이 적중했다. 손흥민은 전반 16분 라멜라의 크로스를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했다. 전반 44분에는 은돔벨레가 전방 압박으로 공을 따낸 뒤 전진해 스루패스를 하자 손흥민이 밀란 보르얀 골키퍼 옆으로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전반에 이미 무너진 즈베즈다는 후반 12분 라멜라에게 네 번째 골까지 얻어맞으면서 조직력 붕괴를 겪었다. 후반전을 통해 최종 슛 시도 횟수는 19회 대 13회로 벌어졌다. 편안한 후반전 끝에 케인이 쐐기골을 넣었다. 이날 손흥민은 슛 4회로 2골을 기록했고, 케인은 슛 7회로 2골을 기록했다.

케인이 최전방에서 골만 노릴 때보다 2선 프레이를 할 때 공격력이 더 살아난다는 걸 증명한 경기이기도 했다. 케인은 활동폭을 넓히며 2선의 손흥민, 라멜라가 활개 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줬다. 케인은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를 3회 기록했는데, 오리에에 이어 팀 내 공동 2위다.

손흥민은 2골을 넣으며 프로 통산 121골에 도달했다. 모두 독일, 잉글랜드, 유럽대항전 등 유럽무대에서 넣은 골이다. 차범근 전 수원삼성 감독과 나란히 한국인 역대 유럽대항전 최다득점자가 됐다.

손흥민은 후반 23분 토트넘 선수 중 가장 먼저 교체되면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경기에서 일단 이탈한 뒤 그라운드 가장자리를 빙 돌아 벤치로 이동했는데, 모처럼 대승에 고무된 팬들이 손을 뻗자 웃는 얼굴로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해 줬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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