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문선민은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프로 1부 리그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강팀에서 뛰는 건 올해가 처음이지만, 이미 강호 전북현대의 에이스다.

20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34라운드를 가진 전북이 포항스틸러스에 3-0 완승을 거두며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날 울산현대 역시 대구FC에 2-1 승리를 거두면서 승점 1점차 선두 싸움이 계속됐다. 울산이 승점 72점(21승 9무 4패), 전북이 승점 71점(20승 11무 3패)이다.

전북 승리를 이끌고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건 문선민이었다. 문선민은 전반 12분 로페즈의 골을 어시스트한 뒤 후반 3분 스스로 골을 터뜨렸다. 특히 문선민의 골은 명장면이었다. 포항 수비 두 명 사이로 빠져나가는 절묘한 드리블에 이어 슛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집념을 갖고 날린 오른발 슛이 기습적으로 니어포스트를 향했다. 강현무 골키퍼가 제때 반응하지 못했다.

문선민은 이 경기로 10골 10도움을 기록했다. 득점은 지난 시즌의 14골보다 줄었지만, 출장 시간이 다소 줄어들었고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난 시즌 약 197분 당 1골 추세였는데 이번 시즌에도 거의 정확하게 같은 득점 추이를 기록 중이다.

문선민은 프로 데뷔 후 1부 리그나 컵대회 우승 경험이 없다. 스웨덴에서 첫 소속팀이었던 외스터순드는 당시 3부 리그였다. 두 번째 소속팀 유르고르덴도 강호는 아니었고, 2017년 이적한 인천은 K리그1 강등권이다. 축구 오디션에 참가해 스웨덴부터 프로 경력을 쌓아 온 문선민의 경력처럼 소속팀 순위 역시 리그 정상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문선민은 단순한 공격 포인트를 넘어 경기에 대한 지배력 역시 전북의 에이스라고 하기에 충분하다. 전북은 K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선수단을 가진 팀답게 팀 전술에 선수들을 맞추기보다 공격 에이스들이 마음껏 드리블과 슛을 시도할 수 있는 축구를 구사한다. 주전 스트라이커가 분명하지 않은 가운데 득점 기회를 만들고 마무리하는 것 모두 윙어들의 몫이다. 문선민과 로페즈가 나란히 10골을 넣어 공동 최다득점을 기록 중이다. 문선민은 10도움으로 도움 순위 1위에도 올라 있다. 로페즈는 6도움을 기록했다.

앞으로 문선민의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김신욱이 이탈한 뒤 전형적인 센터포워드 대신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공격수를 최전방에 썼다. 최근 부상으로 빠진 호사, 포항전 스트라이커로서 좋은 모습을 보인 김승대 모두 득점 기회를 독점하기보다 2선과 나눠 갖는 스타일이다.

문선민은 상주상무 입대 지원서를 냈다. 전북은 문선민을 올해만 활용하고 이후 두 시즌 동안 상주에 보내줘야 한다는 걸 알면서 ‘원포인트 보강’으로 영입했고, 그 효과를 확실히 보고 있다. 계획대로 입대할 경우, 상주의 전력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트로피를 따내기 힘들다. 문선민은 생애 첫 1부 우승을 향해 자기 발로 달려가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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