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이탈리아 축구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한 뒤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이탈리아의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유벤투스뿐 아니라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는 2019/2020시즌의 경기와 이슈를 전한다. <편집자 주>

로멜루 루카쿠가 잘 맞는 파트너와 함께 승승장구하고 있다. 루카쿠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는 나란히 2골씩 넣으며 인테르 승리를 이끌었다.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레조넬에밀리아에 위치한 마페이 스타디움에서 세리에A 8라운드를 치른 인테르밀란이 사수올로를 4-3으로 어렵게 꺾었다. 인테르가 슛을 13회, 사수올로가 슛을 12회 시도하며 거의 동등한 경기를 했다.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은 오히려 사수올로가 높았다.

두 팀의 차이는 득점 기회를 골로 마무리하는 능력이었다. 전반 2분 마르티네스가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16분 사수올로의 간판 공격수 도메니코 베라르디가 동점을 만들었지만, 루카쿠가 전반 38분과 전반 45분(PK) 연속골로 점수차를 벌렸다. 후반 26분 마르티네스가 페널티킥 골을 추가했다. 사수올로가 이후 필립 쥬리치치와 제레미 보가의 연속골로 추격했으나 인테르는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인테르는 경기당 2.25골로 다득점 2위에 올라 있는 팀이지만 득점순위 최상위권에는 선수가 없다. 루카쿠와 마르티네스 투톱에게 골이 분산돼 있다. 5골을 넣은 루카쿠가 득점 공동 4위, 4골을 넣은 마르티네스가 득점 공동 7위다. 두 선수 모두 페널티킥이 각각 2개씩 포함돼 있긴 하지만 순조로운 출발이다. 투톱의 득점을 아울러 고려할 때 아탈란타의 두반 사파타(6골)와 루이스 무리엘(5골)에 이어 두 번째로 시너지 효과가 좋은 조합이다.

루카쿠는 특히 원정에 강하다. 4골이 원정에서 나왔다. 인테르로 이적한 뒤 원정 4경기에서 4골 이상 기록한 선수는 지난 2009/2010시즌의 디에고 밀리토 이후 루카쿠가 처음이다. 당시 밀리토는 인테르의 3관왕을 이끌었다.

두 선수의 플레이스타일이 잘 어울린다. 둘 다 페널티 지역 안에 머무르기보다 2선으로 자주 내려가는 스타일이다. 루카쿠는 큰 덩치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판과 달리, 사수올로전에서 수비수를 등진 뒤 터닝슛으로 득점했다. 체격과 기술의 조화를 보여줬다.

마르티네스는 공을 많이 잡지 못하지만 쉼없는 움직임으로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성실한 선수다. 키가 174cm에 불과하지만 낮은 무게중심을 활용해 상대 수비와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벌인다. 수비 가담도 열심이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대선배 카를로스 테베스와 비슷한 플레이스타일의 소유자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2013/2014시즌 유벤투스에서 카를로스 테베스(당시 리그 19골)와 페르난도 요렌테(16골) 투톱을 활용해 승점 102점을 기록하며 역대 세리에A 최고승점을 기록한 바 있다. 테베스를 닮은 마르티네스, 요렌테처럼 장신 공격수이면서 활동반경이 넓은 루카쿠의 조합은 6년 전을 연상시킨다. 3-5-2 포메이션의 투톱이라는 점도 같다.

루카쿠는 골을 넣은 뒤 콘테 감독에게 달려가 함께 세리머니를 했다. 경기 후 ‘DAZN’과 인터뷰를 가진 루카쿠는 “콘테와 나 모두 팀을 먼저 생각한다. 그래서 득점한 뒤 모든 동료와 함께 축하하고 싶었다.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내 모든 걸 보여줄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