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화성] 김정용 기자= 스리랑카를 상대로 기록적인 대승을 거뒀지만, 한국의 핵심 멤버 중 상당수는 경기를 뛰지도 않았다. 닷새 후 열릴 북한 원정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화성 종합 경기 타운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경기를 가진 한국이 스리랑카를 8-0으로 꺾었다. 한국은 2전 전승을 거두며 H조 1위로 올라섰다. 현재 골득실은 10득점 무실점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총 25명으로 구성된 선수단 중 경기 등록이 허용된 23명만 명단에 올리고 두 명을 제외해야 했다. 김영권과 황인범이 제외됐다. 부상이 아닌 전술적 판단에 따른 명단이었다. 핵심 수비수 김영권, 벤투 감독의 총애를 받아 온 황인범이 빠졌다는 점에서 이미 대규모 실험을 예상할 수 있었다.
대회 경기 데뷔전을 치른 이강인, 부상에서 오랜만에 돌아온 남태희가 동시에 중원에 배치되는 공격적인 라인업이 나왔다. 김신욱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첫 선발 출장을 했다.
주장 손흥민이 여전히 선발 출장해 중심을 잡는 가운데, 공수 균형을 고려한 선수보다는 공격 일변도로 경기하기 위한 선수들이 대거 투입됐다. 벤투 감독이 실전에서 중용해 온 정우영, 김영권, 이용, 나상호, 황인범, 이재성, 황의조 등이 빠진 건 북한 원정에 대비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스리랑카는 조 최약체다. 스리랑카와의 홈 경기는 다소 힘을 빼도 쉽게 승리할 수 있는 경기였다.
반면 북한 원정은 한국이 2차 예선에서 발목 잡힐 위험이 가장 큰 경기로 꼽힌다. 거리는 가깝지만 김일성경기장의 심리적 압박감이 크다. 가는 길도 쉽지 않다. 북한의 비협조로 뒤늦게 이동 방법을 확정한 대한축구협회는 10일 스리랑카전을 앞둔 시점에야 ‘13일 베이징을 경유해 14일 평양으로 들어가는 항공 루트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선수단 이동만 협의됐을 뿐 응원단, 중계진, 취재진의 방북 가능 여부가 아직도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선수단 외에는 한국인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극심한 고립을 당해야 할 수도 있다.
스리랑카전에서 교체된 순서 역시 중요한 선수부터 빠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점수차가 6골 이상으로 벌어지자 벤투 감독은 교체 카드를 일찍 썼다. 후반 15분 손흥민, 후반 23분 김민재, 후반 30분 남태희가 빠졌다. 평양에서 뛸 확률이 높은 선수들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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