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포항스틸러스에 합류한 ‘복덩이’ 미드필더 최영준이 포항의 6위 수성을 다짐했다.

포항은 최근 5승 1무를 기록하며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6경기만 놓고 봤을 땐 K리그1 12개 팀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순위도 어느새 6위로 뛰어올랐다. ‘2019 하나원큐 K리그1’은 파이널라운드 돌입까지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포항은 현재 승점 45점으로 파이널A 마지노선인 6위에 올라있다.

포항의 미드필더 최영준은 ‘풋볼리스트’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6경기 동안 패배가 없었고, 파이널A 진출 확정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래서 요즘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선수들 모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팀 성적이 선수단 내에도 긍정적인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완델손과 일류첸코 등 외국인 선수들이 전방에서 제몫을 해주고 있지만,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북현대를 떠나 포항으로 임대 온 최영준의 공도 크다. 지난 시즌 경남FC 돌풍의 중심으로 활약했던 최영준은 올 시즌 전북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에 부상까지 겹쳐 많은 기회를 얻진 못했다. 때마침 ‘파이터형’ 미드필더를 찾던 포항이 최영준에게 손을 내밀었고, 최영준은 단숨에 포항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여름에 외국인 선수들도 새로 왔고, 완델손도 에이스 역할을 잘해줬다. 감독님이 추구하는 색깔에 맞춰가려고 노력하다보니 팀이 전체적으로 하나가 된 것 같다. 끈끈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다”던 최영준은 “내가 와서 상승세를 타게 된 건 아닌 것 같다. 감독님이 저에게 맞는 역할을 부여해주신 것일 뿐”이라고 웃어보였다.

그러나 최영준이 뒤에서 꿋꿋하게 버텨준 덕분에 포항의 공격력이 살아날 수 있었다. 중원이 탄탄해지자, 이수빈과 이진현 등 동료 선수들도 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고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최영준도 팀을 위해 동료 선수들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정)재용이 형과 설 땐 공수 연결에 집중하고, (이)수빈이와 설 땐 수비적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수비를 할 땐 동료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공격에 가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다. 수빈이에게도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하고 있다. 동료들이 든든하다는 느낌을 받게 해주고 싶다”

사실 최영준은 전반기까지만 해도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전북에서 7경기 출전에 그쳤고, 그중 선발로 나선 건 3경기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전북은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FA컵 3관왕을 노렸지만, ACL과 FA컵에서 탈락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로테이션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였다.

최영준은 “전북으로 이적할 땐 팀이 우승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면서 “포항으로 임대가 결정된 뒤 김기동 감독님이 전화하셔서 '네가 오게 돼서 든든하다. 재미있게 잘 해보자'고 하시더라. 사실 임대 이적을 결심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가족이었다. 나보다 가족들이 더 힘들어하더라.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며 이적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 출전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한 최영준은 '재미있게 해보자'고 한 김기동 감독의 말처럼, 포항에서 그동안의 아쉬움을 마음껏 털어내고 있다. 포항에 합류하자마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고, 이후 규정상 출전하지 못한 전북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선발(8경기)로 나섰다. 김기동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영준은 아직도 배고프다. “첫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선발로 나섰지만, 아직도 갈증이 풀리지 않았다. 나는 항상 배고픈 선수”라면서 “임대 신분으로 포항에 왔지만 대충할 생각은 없다. 포항의 목표를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포항에 처음 왔을 땐, 순위가 강등권 바로 위였다. 지금은 선수들 모두 노력한 덕분에 파이널A란 목표에 거의 다 왔다. 하지만 아직 목표를 이룬 게 아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목표를 이뤄내고 싶다”며 이를 악물었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남은 경기는 치열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울산현대와의 동해안 더비다. 포항은 오는 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울산을 상대로 ‘2019 하나원큐 K리그1’ 33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7위’ 상주상무가 승점 2점차로 포항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두’ 울산을 마주하게 됐다.

최영준은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 “동해안더비의 중요성은 이미 알고 있었고, 동료 선수들에게 전해 듣기도 했다. 포항이 지난 6월 맞대결에서는 패했는데, 이번에는 홈에서 꼭 이길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평소 ‘나보다 열심히 하는 선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 물론 나보다 열심히 하는 선수가 많겠지만, 마음속으로 하는 다짐이다. 이번에도 경기장에서 제일 열심히 뛰는 선수가 되겠다”며 동해안더비 승리를 다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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