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남자 A대표팀의 평양 원정 경기가 이례적으로 인조잔디에서 열린다. 연령별 대표 주치의 경험이 있는 정태석 박사는 최신 인조잔디의 경우 부상 위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노후한 잔디는 발목과 무릎 부상 확률을 크게 높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15일 평양에 위치한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을 갖는다. 이 경기장은 인조잔디다. 2년 전 경기를 치렀던 여자 A대표팀은 나쁘지 않은 잔디 상태를 경험했지만 약 2년이 지나는 동안 얼마나 노후했을지, 어떻게 관리됐을지 파악하기 어렵다.

정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인조잔디가 천연잔디보다 신체에 부담을 주는 네 가지 이유는 잔디의 경도(딱딱한 정도), 충격흡수 정도, 마찰력, 견인력이다. 견인력은 잔디가 스터드를 잡아당기는 정도다. 특히 회전 동작을 할 때 스터드가 인조잔디에 걸릴 경우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발목이나 무릎이 돌아가는 것이다.

인조잔디가 늘 위험한 건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한 ‘3세대 잔디’의 경우 천연잔디보다 부상 위험이 높지 않으며, 오히려 더 낮을 수도 있다. 또한 FIFA는 잔디 상태를 성급으로 구분하는데, 2성급 잔디는 FIFA 대회나 주요 클럽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자월드컵 등 여러 대회가 2성급 인조잔디에서 열렸다. 1성급 잔디는 아마추어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김일성경기장의 잔디가 3세대로 인정받지는 않았다. FIFA는 3세대로 인정받은 인조잔디 구장을 정리해뒀는데, 그중 아시아축구연맹(AFC) 부분에 김일성경기장은 등재되지 않았다. 1성급인지 2성급인지도 미리 알기 힘든 상황이다.

1세대 인조잔디는 노후할 경우 잔디들이 옆으로 누워 카페트와 같은 모습이 되기 쉽다. 이는 무릎과 발목의 부상 위험을 높이는데, 전방십자인대의 부상 확률은 60~70%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최근 나오는 인조잔디는 천연잔디처럼 길이가 길고 아래에 충전재도 들어있기 때문에 그 정도로 위험하진 않다.

대표팀 선수들은 김일성경기장 원정을 갈 때 인조잔디용 축구화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천연잔디용 축구화는 스터드가 더 길기 때문에 오래된 인조잔디의 경우 스터드가 걸려서 다리를 잡아당기는 효과를 낼 수 있고, 이는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일반인들도 인조잔디에서 축구나 풋살을 즐길 때는 잔디 상태에 맞는 축구화를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축구교실이 최근에는 실내 인조잔디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실내 인조잔디는 미세먼지가 잔디 속에 쌓이기 때문에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실내에는 충전재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카페트화(化)의 위험이 높다.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정 박사는 북한 이동 경로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일반적으로 볼 때 중국을 경유하는 항공 이동보다 육로가 낫다. 공항에서 오래 대기해가며 경유한다면 피로 회복에 방해를 받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 박사는 스피크재활의학과 원장이며 현 대한축구협회 의학담당기술분과위원, K리그 의무위원을 맡고 있다. ‘정태석의 닥터풋볼’은 네이버라디오 ‘풋볼N토크K’의 고정 코너로, 인조잔디에 대한 설명은 1일 정순주 아나운서가 진행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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